"예송합니다"… 순수 예술, 돈 안되는 애물단지 '전락'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 출신의 예술인재들이 고향을 떠나 돌아오는 일이 극히 드문데다, 기존 예술 전문가들은 40~50대 중년의 나이가 됐지만 그 밑을 받쳐줄 신인 예술가들이 없어 충북 출신 전문가 부족 시대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충북 예술인재 양성 해법 없나'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 편집자

충북은 예술인 양성 조건이 매주 열악한 상황으로 전락됐다. 순수 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에 관련 학과가 통·폐합되면서 예능 꿈나무들이 타지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 돼버린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임승빈 충북예총 회장은 충북이 예술인 양성에 열악한 상황임을 심각하게 지적하며 예술문화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현재 청주대와 서원대에 예술대가 있긴 하지만 취업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순수 예술학과는 폐과 되거나 다른과와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며 "경제 논리로 무조건 폐과시켜 예술인 양성을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충북대는 미술대만 운영중이고 청주대 예술대는 산업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학과, 공예디자인학과, 패션디자인학과,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연극학과, 비주얼아트학과, 음악학과, 체육학과로 운영중이다. 서원대는 음악과와 융합디자인학과, 공연영상학과를 운영중이다.

학과 운영으로 봤을때는 예술대학이 많아 보이지만 실상 순수예술인 무용, 음악, 국악, 미술 등의 학과는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통·폐합됐고 학생들과 교수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받아야만 했다. 이에 충북예술고에서 무용, 음악, 미술 인재들이 배출되지만 충북에서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자 모두 타지로 떠나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충북예고 A 교사는 "현재 우리 학생들의 진학은 대부분 서울이나 대전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에는 청주에 있는 대학교에 관련 학과가 있었으나 지금은 전혀 그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교사는 "서울로 진학한 아이들은 지역과의 연결고리가 없어 대부분 전공을 하고도 그만두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역 대학에 관련 학과가 있으면 서울로 갈 수 있는 실력있는 아이들도 여러가지 이유로 고향에 남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청주에 4개의 시립예술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북지역의 대학 관련 학과가 없어지다보니 외부로부터 올 수 밖에 없는 비정상 구조"라며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시립예술단 신규 단원중에서도 대부분이 서울, 경기, 대전, 충남, 전라도 출신들이 입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최근 3년간 6명의 단원이 수혈됐지만 청주가 고향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2명, 나머지는 서울, 대전 출신이다.

시립무용단도 8명의 신규 단원 중 마찬가지로 청주가 고향이지만 대학은 서울에서 나온 단원이 2명, 나머지는 서울, 경기, 천안, 전라도 출신이었다.

시립합창단도 4명의 신규 단원이 들어왔지만 서울, 대전출신이 3명, 나머지 1명은 청주가 고향이지만 대학은 타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립국악단의 경우도 신규 단원 5명이 들어왔는데 모두 서울·경기 출신이다.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4년 전만 해도 청주대 출신들이 들어왔었는데 이제는 관련 학과가 없어지다보니 청주 출신이어도 모두 타지에서 교육을 받고 오는 상황"이라며 "충북예고에서도 세종, 대전, 전주까지 인재를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지역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형국으로 앞으로 곧 충북예고 학생들도 그 여파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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