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신토불이(身土不二) 즉,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말은 비단 농산물뿐 아니라 여행도 방사능 등에 노출된(?) 일부 해외보다는 내 몸과 내 입에 딱 맞고 맛있는 음식과 관광지가 풍부한 국내여행에 부합한다.

당신이 내일 당장 퇴직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한국 젊은이들은 여행을 가장 많이 선택한다고 한다. 여행은 모든 사람의 로망이다. 휴식과 레저, 그리고 힐링 쇼핑 등 각자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누구에게나 여행은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의 탈출이고 힐링을 위한 쉼표일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여행수지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132억불에 달했고 7년만에 연 경상수지 700억달러선 붕괴가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 관광객수는 3천만명에 가까웠던 반면, 방한 관광객 수는 그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제상황이 예전 같지 않은데도 젊은층의 배낭여행, 나홀로 여행, 2015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시대 은퇴자 중 활발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해외여행 증가까지.

물론 아직까지 빈약한 관광자원과 시설, 문화·관광콘텐츠 빈곤, 해외여행 비싼 국내관광지의 상술등에 따른 낮은 만족도 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몇년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우리나라 관광경쟁력은 전세계 19위다. 우리나라의 관광업은 자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지원의 부재속에 그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는 대표적 산업이다. 관광산업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제조업 수출보다 높고, 엔터테인먼트·리조트·크루즈·테마파크·MICE·카지노·의료관광 등 연계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제조업의 약 1.5배에 이를 정도다.

게다가 관광분야 신규취업자 중 청년비율은 전체 취업자 청년비율의 2배가 넘는다는 고무적인 사실까지.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관광산업 리뉴얼과 리셋은 우리에게 당연한 과제일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내국인의 국내관광 만족도부터 높이지 않고서는 외국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높을 수 없다. 지금이야 말로 만성적인 관광수지적자를 흑자로 개선하고 저성장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수 있는 관광전략이 힘을 받으려면 국내여행지의 꾸준한 서비스와 관광프로그램의 질적 개선부터 필요하다.

정부와 농촌관광활성화를 위해 농협등 유관기관에서도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 국제 수준의 다양한 관광자원 및 콘텐츠 개발, 스페인 일본 싱가포르 관광청과 같은 독립 정부기관의 설립, 국내 관광자원 개발 등에 우리모두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여름휴가, 즉 바캉스 철이다. 각급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진정한 '워라벨'을 누리고 힐링할 수 있는 국내여행지에서 바캉스를 누릴수 있도록 많은 배려와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최근 경제적인 상황과 일본과의 충돌로 해외여행증가세가 주춤하고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번 여름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기쁨과 행복을 가족들과 함께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도와 책자, 아니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숨어있는 우리나라의 숨은 관광명소로 훌쩍 떠나보자.

키워드

#기고 #정석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