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진' 행동패턴 특수아… 등산하다 흔적없이 사라져

지난 23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근처에서 실종된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내 곳곳에 조 양을 찾는 현수막이 걸려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 김용수
지난 23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근처에서 실종된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내 곳곳에 조 양을 찾는 현수막이 걸려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발원지 인근에서 실종된 조은누리(14) 양 사건이 10년 전 대전 보문산 이나은(당시 9세) 실종사건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이양은 실종 장소에서 5㎞ 떨어진 곳에서 35일 만에 발견됐다.

이양은 지난 2009년 9월 3일 오전 10시 30분께 대전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어머니와 산책을 하다 사라졌다. 이양의 어머니는 지인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경찰기동대, 실종수사 전담팀, 방범순찰대, 경찰특공대 탐지견 등 1만여 명(일 평균 300여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해 이양을 찾아 나섰지만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양은 실종 35일이 지나서야 등산객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도토리를 줍기 위해 일반 등산로가 아닌 길을 오르다 엎드린 채 숨져있는 이양을 발견했다. 이양 발견 장소는 대전시 중구 무수동 '배나무 골' 인근으로 실종 장소와는 5㎞ 가량 떨어진 위치였으며 인근 등산로와도 수백여 미터 거리를 두고 있어 일반인들은 쉽게 찾지 않는 곳이었다.

당시 경찰은 이양이 자폐증세를 앓고 있어 한 번 방향을 잡으면 그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경향이 있다는 전문가 조언에 따라 순차적으로 수색범위를 확대해 나갔다.

지난 23일 실종된 조은누리 양은 지적장애 2급으로 알려졌다. 조양의 어머니는 경찰에 "딸이 약간의 직진본능이 있다"며 "과거에도 아이가 잠깐잠깐 사라져 찾아 나선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조양(키 151㎝)이 이양(키 125㎝)보다 체격조건이 좋고 나이도 많은 점으로 볼 때 경찰 수색범위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실종 9일째인 31일 조양 일행이 머물렀던 계곡 입구에서 무심천 발원지까지 반경 1.2㎞ 구간을 정밀수색했다. 이날 투입된 인원은 경찰 78명, 군 494명, 소방 28명 등 625명에 달한다. 특히 군 탐색견 및 소방 인명구조견도 투입해 조양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폴드론팀을 활용해 산악지형을 주·야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조양에 대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경찰은 조양의 특수학급 담임교사와 충북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언어심리치료사 등 발달장애 전문가 3명을 추가 투입, 조양의 행동패턴 등을 통해 이동경로를 분석할 예정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만큼 일반인의 생각과 다른 동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수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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