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며, 추가로 수출 규제 조치에 들어가자 제천지역의 산업체 및 농업분야도 직·간접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중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자동차 부품업체로 여겨진다.

제천산업단지 내에서 제일 규모가 큰 A기업의 경우 제품 생산을 위한 일부 원자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한일 경제전쟁을 대비해 다량의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품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산 수입 원자재가 사흘이면 국내에 도착했지만, 앞으로는 한달 이상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통한 우회 수입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 인근인 단양·영월지역 일부 시멘트 공장도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수입 10대 품목 가운데 3개 분야(화학공업제품·정밀화학 원료 기타 비금속광물)가 시멘트 업종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플라이애쉬(비산재)의 확보가 어려워지면, 대체재 구입 비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이 일본산 원료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제천산단에 입주한 화장품 제조업체도 간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일본이 지정한 한국 농식품 수입 규제 대표 품목인 파프리카 재배농가도 걱정이 태산이다.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에서 13년째 파프리카를 재배중인 B씨는 대일 수출이 많은 신선 채소에 대해 검역규제(SPS)를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 검역규제 소문이 나돌며 요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는 하루 최대 12만여 상자의 파프리카가 출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전 2만5천상자에 비해 10배 정도 늘어난 량이다.

B씨는 "국내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의 90%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시설 투자비도 만만치 않았는데, 앞으로 일본 수출길이 막힌다면 농사를 접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하소연 했다.

키워드

#제천시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