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 출신 장문석(61) 시인이 5년만에 네번째 시집 '내 사랑 도미니카(천년의 시작)'를 발간했다.

장 시인은 1990년 '한민족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저서로 시집 '잠든 아내 곁에서', '아주 오래된 흔적', '꽃 찾으러 간다', 시산문집 '시가 있는 내 고향, 버들고지', '인생은 닻이 아니라 돛이다' 등이 있다. 장 시인에게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편집자

▶이번에 나온 '내 사랑 도미니카'가 4번째 시집인데 제목을 '내 사랑 도미니카'로 정한 이유와 의미가 궁금하다.

-세 번째 시집의 제목이 '꽃 찾으러 간다'였다. 꽃은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절대가치의 상징이다. 그것은 곧 언어의 궁극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꽃을 찾아가는 아름답고도 험난한 여정을 '차마고도'에 비유해 형상화했었다. 이번 시집 '내 사랑 도미니카'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보면 된다. 제목 그대로 '도미니카'에 대한 사랑의 노래다. 그러니까 '도미니카'는 '꽃'의 상징성과 일맥상통한다는 얘기다. 도미니카는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태평양(불의 고리)을 건너고, 대륙의 운하를 지나고, 허리케인이 몰아치는 카리브해에 닿아야만 만날 수 있는 공화국의 이름이다. 그리고 동시에 가톨릭에서 숭배하는 성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도미니카'는 도달하기 어려운 공간이며 동시에 이르기 힘든 종교적 경지이다. 그러나 그 길을 기꺼이 가는 것이 시인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번 시집에 담은 내용에 대해 설명해 달라.

-5년 전 세번째 시집 발간 이후 그 사이에 시산문집이 2권 출간됐다. 시인이 어떤 한 주제를 잡고 매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보람된 일이기도 하다. 나는 '시인의 말'에서 "도미니카, 당신은 내 운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도미니카'는 "내 화원에 꽃 한 송이 심어 놓고 간" 비가시적인 존재이며, 그로 인해 "그때껏 내가 그린 풍경들이 한바탕 몸살"을 앓고는 홀연 그 꽃의 배경이 되게 한 절대적인 존재를 의미한다. 해설을 쓴 김정숙 평론가는 '내 사랑 도미니카'는 바로 그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시간을 사유하는 탐색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것은 '도미니카'로 상징되는 아름다움의 궁극에 닿고자 하는 소망의 노래이다.

▶시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시인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발간 초기라 이런저런 반응을 접해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몇몇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예전보다 많이 순정해졌다고 한다. 세상을 향한 칼날을 많이 버렸다는 얘기일 것이다. 표4를 쓴 정한용 시인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순을 넘어선 시인의 '굽 낮은 튜바의 음색'에 귀 기울일 것을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시는 네모 다. 라고 할 때 네모에 들어갈 내용은?

-예전에 어느 방송에선가 똑같은 질문에 "시는 지상에 띄우는 별"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우리의 삶을 떠나서는 시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린 길이다. 그렇다고 이를 수 있는 길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시인의 길을 '지구본'에 비유해 "내가 반 바퀴 살짝,/ 돌면/ 당신도 반 바퀴 살짝,/ 도는구나/ 물과 뭍을 건너 지구의 반대편에서"라고 담담하게 토로하면서 그것을 "영원한 갈증"이라고 노래했다. 우리는 모두 그 "영원한 갈증"의 길 위에 서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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