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잠잤다"… 체력 비축해 장시간 생존 추정
충북지방경찰청 면담결과 발표

실종 11일 만에 발견된 조은누리 양이 2일 오후 4시 55분께 충북대병원 응급실에서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조양은 손과 발 등에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의사표현을 하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신동빈
실종 11일 만에 발견된 조은누리 양이 2일 오후 4시 55분께 충북대병원 응급실에서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조양은 손과 발 등에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의사표현을 하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실종 11일 만에 극적으로 발견돼 구조된 조은누리(14) 양이 생존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지방경찰청은 6일 브리핑을 열고 전날 30분 가량 진행된 조양 면담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일행과 헤어진 다음부터 어디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묻는 질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물이나 음식을 먹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주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산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난 사실이 없다"고 비교적 뚜렷하게 답했고 수색인원이 자신을 찾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당초 빗물 등을 식수로 활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조양이 "물도 먹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장시간 생존배경에 질문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민용기 여·청수사계장은 "조양이 가족과 헤어진 후 발견 장소인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야산까지 이동, 체력이 소진되자 그곳 주변을 벗어나지 않고 머무르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슬이나 빗물 등으로 수분을 섭취했을 수 있으나 당시 기억을 강제로 떠올리게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진술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조양의 치료와 심리적 안정"이라며 "지나친 관심과 의혹 제기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양 면담을 위해 신뢰관계를 형성했던 수사관 역시 "조양과의 대화에서 어떤 과자와 음료수를 좋아하는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할 만큼 의사표현이 가능한 상태"며 "다만 실종과 관련한 상황은 무의식적으로 기억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부실수색 의혹에 대해서는 "현장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의 추측성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조양이 초기 수색범위 밖에 있어 발견이 늦은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경찰은 "산세가 험하고 수풀이 우거져 중복수색이 필요했고 수색전문가 뿐 만 아니라 조양의 가족, 지인, 선생님, 행동분석 전문가 등도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 주변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종 장소 인근에 수색인원을 집중하길 원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 전문상담요원을 통해 조양에 대한 지원책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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