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한인석 제천문인협회장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리는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가 최근 검열 문제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트리엔날레 국제예술제에 참가한 작가 총 72명이 항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가 치명타를 입고 있다.

위안부의 고통을 위로하기 위해 제작된 '평화의 소녀상'은 표현예술 자체로 보아야 하는 것인데, 이를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소인배적 발상의 정치 논리인 것이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카구치 쇼지로' 히토쓰바시대 법학 교수는 "일본 사회가 편협하고 타인의 가치관을 인정하지 않게 됐다"며 "정치와 문화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2018년 칸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아베 정권의 축하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일본사회 우익 시선과 반대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인석
한인석 제천문인협회장

이처럼 역사를 바로 보는 가치관을 가진 일본인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볼 때 '보이콧 재팬'에는 동감하지만, 문화교류와 스포츠까지 포함시키지는 말아야 한다고 본다.

그 아버지의 만행과 나쁜 짓을 빌미로 그 아들의 선행까지 막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처럼 일본의 이해 할 수 없는 경제도발에는 그에 상응하는 잣대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8일부터 제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음악영화제에서 127편의 영화 가운데 일본영화 7편이 예정대로 상영되고 있다.

정치성이 없는 순수 음악영화이기 때문이다.

시의회를 비롯해 상영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상천 시장(조직위원장)의 '문화와 정치는 별개'라는 국제적 차원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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