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충북 화재진압 오토바이 성과분석 토론회
[집중취재] 충북 화재진압 오토바이 성과분석 토론회
  • 신동빈 기자
  • 승인 2019.08.13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차보다 늦어 초기진화 역부족 '골칫덩이'
이시종 지사 적극 관심… 6개월 시범운영 결과 '낙제점
13일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성과분석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입 필요성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동빈
13일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성과분석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입 필요성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디자인을 직접 살펴볼 만큼 관심을 갖고 도입한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결과, 전 항목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추진 당시 '타 지역에서 이미 실패한 사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강행한 충북도의 탁상행정 결과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13일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성과분석 토론회'에서는 6개월간 운영실적에 대한 성토의 장이 열렸다.

이날 공개된 시범운영 성과분석 현황자료에 따르면 화재진압오토바이의 화재출동 횟수는 95회(시장3·주택49·상가18·기타25)다. 이중 일반 소방차량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횟수는 단 2건(2.1%)에 불과했다. 오히려 소방차보다 늦게 현장에 도착한 횟수가 23건(24%)에 달했다. 나머지 70건은 동시도착으로 조사됐다. 소방차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 초기진화를 한다는 도입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기 화재진압 성과를 거둔 횟수도 1건에 불과했다.

시범운영 기간이 종료된 후 소방본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379명의 소방공무원이 참여한 '화재진압오토바이 도입여부 설문조사'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209명이 화재진압오토바이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필요하다는 의견은 32건에 그쳤다. 소방대원 대다수가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이다. 소방 오토바이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출동대원 위험 노출(교차로 등에서 사고위험) ▶운영인력 부족(소형2종 면허 취득자 부족 및 대원 기피현상) ▶기후여건에 따른 출동제한(도로 결빙, 빗길 운행불가) 등이 지적됐다.

성과보고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현장대원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도화재진압오토바이를 운영한 A대원은 "오토바이 특성 상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출발을 해야 하고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느라 출동이 지체된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서가는 소방차 뒤를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그간 경험을 밝혔다. 소방차량을 타고 출동할 경우에는 차량 내부에서 장비착용 등이 이뤄지고 조수석 탑승대원이 상황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B대원은 "오토바이 자체가 불안전한 운송수단이라 긴급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며 "화재현장에 도착해도 혼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손양수 청주동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팀장 역시 "그간 대원들 얘기 들어보면 오토바이는 긴급 출동하는 소방에 맞지 않는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주식 청주서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팀장은 "화재진압을 위해서는 사람만 빨리 가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토바이는 장비 착용 및 적재, 도로여건 등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목적에 맞지 않는 수단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활용성을 찾자면 홍보용 등으로 적합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신길호 충북소방본부 예산장비팀장도 "도입 당시 개인적으로 반대의견을 냈었는데 오늘 분석결과를 보니 선 출동(소방차량보다 빠른 현장도착)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금 와서 폐지할 수 없는 상황이니 순찰이나 소방시설 점검수단으로 쓰여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좌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정용일 충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방오토바이가 다른 일반 운전자들의 양보운전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원들이 6개월 간 위험을 감수하고 시범운영을 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의 말에 공감한 듯 참석자들은 토론회가 끝나자 6개월 간 사고 없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해준 대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는 이날 열린 토론회 결과와 설문조사 내용, 운영실적 등을 종합해 최종결정권자인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보고된다. 이시종 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충북 화재진압 오토바이의 활용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