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시기 맞물려 국민에 역사·상징성 표현

천안 독립기념관 / 중부매일 DB
천안 독립기념관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정부가 15일 제74주년 광복절 정부경축식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참석 후 15년 만에 열리는 독립기념관 정부경축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대법원의 일제 징용자 판결에서 비롯된 일본의 경제 보복 등 민감한 시기에 부활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광복절 정부경축식은 15일 오전 10시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독립유공자와 사회단체 대표, 주한 외교관, 일반 국민 등 1천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번 행사는 생존 애국지사들이 입장한 뒤 국민의례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경축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된다. 행사장 좌우측 벽면에는 국민의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소망을 담은 '100년의 소원 태극기'와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의 의미를 살린 '광복군 서명 태극기'가 각각 게양된다. 광복군 서명 태극기는 광복군 70여 명이 광복의 기쁨과 바람직한 국가상, 완전한 독립국가에 대한 염원을 담아 서명한 태극기다.

정부경축식이 독립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건 15년 만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한일 경제갈등 등 어려운 시기에 역사적 상징성과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국민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했다"며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청와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의 광복절 정부경축식은 개관 직후인 1987년부터 2004년까지 이어졌다. 광복 60주년인 지난 2005년에는 서울 광화문광장, 이후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행사가 열렸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됐다.

독립기념관 개관 이전에는 세종문화회관과 장충체육관 등이 행사장으로 활용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과 2004년 잇따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정부가 주최한 독립기념관 광복절 행사에 참석한 마지막 대통령으로 기록돼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독립기념관 정부경축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정부경축식의 명맥이 끊긴 건 행사 개최와 관련된 직·간접적 요인 때문으로 알려졌다.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수용 규모가 천1800석에 불과한 데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독립유공자들의 사정도 고려됐다.

특히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나올 대통령 경축사에 국내 정치권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행사는 주빈과 생존 애국지사들의 동반 입장, 개회 공연, 국민 의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경축 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된다. 독립군가 '여명의 노래'를 배경으로 한 영상, 광복을 향한 청년들의 염원을 담은 뮤지컬 퍼포먼스 '나의 독립을 선포하라'가 개회 공연이다. 국민 의례는 충남 지역 독립유공자 후손과 가수 겸 배우 김동완씨가 맡는다. 2019년 유해 봉환 독립유공자 후손,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유족, 국방부 중창단 등이 함께 애국가를 부른다.

독립유공자 포상은 이번 광복절 포상자 178명 중 애국지사 본인 1명과 유공자 후손 4명 등 5명에게 직접 수여된다. 항일비밀결사에 참여했던 백운호(89) 선생 등이 행사에 참석해 훈격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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