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동료위해 놓지 않은 '로프' 결정적 역할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네팔 히말라야 히운출리 북벽 직지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실종된 고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대원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한 끈을 놓지 않았다.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크리쉬나 푼(22)씨에 따르면 이들의 몸에는 안전로프가 연결돼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등반 중 사고를 당한 두 대원이 끝까지 동료를 지키려 노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09년 히운출리 직지루트 개척을 함께 했던 김동화 직지원정대장은 "산악인들이 로프로 몸을 연결하고 등반하는 것은 부득이한 추락사고 등에 대비, 서로를 구조하기 위함"이라며 "로프가 지금까지 연결돼 있다는 것은 죽음을 앞 둔 순간에도 서로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지막 교신지점보다 320m 아래 지점에서 발견된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거리는 20m 안팎으로 알려졌다. 산사태·해빙 등 다양한 지형변화에도 생전에 이어놓은 로프가 서로를 지켜주면서 10년만의 시신수습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두 대원의 유해가 함께 발견되면서 길고 길었던 등반여정도 국내송환이라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유해송환을 위해 네팔을 찾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과 유족들은 지난 14일 포카라 간다키 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차로 8시간 거리에 있는 카투만두로 이동했다. 화장절차 진행을 위해서는 DNA 검사가 필수적이지만 간다키 병원에는 이를 위한 의학적 기구가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화장절차를 마친 일행은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유해와 함께 오는 17일 오전 5시 25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청주에 도착하면 대원들의 추모조형물이 있는 고인쇄박물관에 가서 동료 산악인, 친구, 지인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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