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다] 금산지역 전통 무형문화재 3選
 [문화가 있다] 금산지역 전통 무형문화재 3選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9.08.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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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축제장서 민초들의 풍년기원 가락·몸짓에 흠뻑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남 금산의 역사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 민속놀이가 그렇다. 금산은 풍물굿, 물페기농요, 농바우끄시기, 탑제, 디딜방아뱅이놀이, 송계대방놀이, 큰기올리기와 지신밟기 등 민초들을 위로한 민속이 발달했다. 이 가운데서도 충청남도 지정 무형문화재에 대한 군민들의 자부심은 특별하다. 금산군은 해마다 열리는 금산인삼축제에서 도지정 무형문화재를 자랑스럽게 선보이고 있다. 오는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리는 제38회 금산인삼축제에서 볼 수 있는 금산의 무형문화재 3選을 소개한다.

충남도 지정 금산지역 무형문화재 현황
충남도 지정 금산지역 무형문화재 현황


#금산 물페기농요

금강 상류에 위치한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에서 두레 때 불리던 농요다. 1992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16호로 지정됐다.


노령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의 부리 분지에 있는 평촌들에는 벌말, 물페기, 동기, 절골 등 4개 자연마을이 있는데 이 가운데 수촌(水村)은 비가 많이 오면 침수가 된다고 해서 '물페기'라고 불렸다.

이 마을에서 300년 전부터 두레 때 부르던 농요가 바로 물페기 농요다. 토신고사(土神告祀)에서 모심는 소리-두렁밟기-아시매기-두렁고치기-재벌매기-방아소리-쌈싸는 소리-장원놀이까지 농사의 시작과 끝을 잇는 전 과정을 노래와 동작으로 표현하고 있다.

두레가 났다는 나팔소리가 나면 마을입구에 모여 토지신에게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되는 농요는 모심는 소리와 아시매기로부터 쌈싸는 소리에 이르는 논맴소리가 주종을 이룬다.

쥐·두더지 등이 논두렁을 뚫지 못하게 두렁밟기를 하고, 15~20일 후 호미로 논을 매면서 부르는 노래는 일명 '얼카산이야'라고 하는데 충남에서 부르는 '얼카덩어리'가 옥천군·영동군 '잘하네'류를 만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금산과 대전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다.

폭우로 논두렁이 무너졌을 때의 상황을 노래로 표현한 두렁고치기, 초장(오-, 오오-)과 중장(헤헤-이, 에헤-, 에헤이하∼, 하-) 및 말장(어어-허-어어,어어-허허 또는 오오-호-, 오오-호)의 '삼장소리'를 후렴으로 부르는 재벌매기도 물페기농요의 특징이다.

추수 후 방아를 찧는 소리는 경쾌하고, 방아소리가 끝나면 둥그렇게 둘러앉아 밥을 지어 쌈을 싸는 동작을 하고, 백중을 전후해 농사를 제일 잘 지은 일꾼을 뽑아 댕댕이 넝쿨로 관을 씌우고 삿갓으로 일산을 받아 소에 태워 돌며 한해 풍년을 기원하는 민초들의 눅진한 삶을 담았다.

물페기농요는 날을 정해 천렵(川獵)을 할 때에도 종종 불렸는데 금산군이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면서 두 지역의 민요 영향을 받고, 평야지대와 산악지대의 소리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1991년)했으며 매년 금강여울축제와 금산인삼축제에서 공개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 금산인삼축제에서는 오는 10월 5일 오후 1시에 만나볼 수 있다.

#금산 농바우끄시기

금강변 어재리 느재마을을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제원면 일대에서 열리는 기우제다. 2000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32호로 지정됐다. 기우제는 삼국시대부터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가뭄이 계속될 때 비를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다.

농(籠)바우는 느재마을 동남쪽 약 350m 떨어진 시루봉 중턱에 있는 바위인데, 그 형태가 반닫이 농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제원면 일원에서 가뭄이 지속되면 이곳 주민들은 "저 놈의 농바우를 깨부셔야 해", "농바우를 끄셔야 혀"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30대 이상 부인들이 주도해 기우제를 지냈다.

전통적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용(龍)이 비를 관장한다고 믿었다. 지상에서의 부정한 일이 있을 때, 하늘이 노해 비를 내려 씻어 내린다는 믿음을 갖는 경우도 많았다.

금산 농바우끄시기는 바위 아래 계곡물에 여인들이 알몸으로 떼 지어 들어가 키 또는 바가지로 물을 퍼 끼얹으며 물장난을 치는데 비를 기원하는 뜻에서 병에 솔가지를 꽂아 거꾸로 매다는 행위를 한다. 금산에서는 이것을 '물병매기'라고 부른다.

기우제의 특징은 농바우와 관련된 행사들이다. 집집마다 추렴한 짚으로 지름 20㎝, 길이 200m의 동아줄을 꼬아 농바우에 거는 용줄매기, 아낙들이 농바우에서 비오기를 기원하는 산제, 계곡물에 아낙들이 옷을 벗고 떼 지어 들어가 물을 까부는 날궂이 등으로 구성된다.

풍물을 치며 노는 풍장굿과 마마굿으로 마무리된다. 줄을 걸고 농바우를 끄실 때에는 선소리꾼이 농바우에 올라 소리를 매기고, 건너편 언덕에 양쪽으로 길게 줄을 잡은 아낙들이 번갈아가며 농바우를 끄신다.

주민들은 이 농바우가 굴러 떨어지기 전에 비가 내린다고 믿었다. 1993년 보존회가 구성됐고, 2000년 9월 20일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금산인삼축제, 금강민속축제 등에 참여해 전승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금산인삼축제에서는 오는 10월 3일 오후 1시에 시연한다.

#금산농악

자생적으로 전승 및 전문화과정을 거친 금산의 농악이다. 마을굿과 걸립굿의 요소를 함께 갖추고 있으며 판굿의 각 과정이 모두 독자적이면서 장단이 내고-달고-맺고-푸는 기승전결의 완결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산농악은 거친 것이 특징이다. 해방이후 여러 마을을 상대로 하는 걸립농악으로 발전했고, 더 나아가 전국을 상대로 한 전문적인 예인집단으로 특화됐다.

판굿은 앞굿과 뒷굿으로 나누어지는데 앞굿은 악기와 개인놀이가 중심이며, 뒷굿은 잡색들의 춤사위 위주로 구성되어 음악적, 무용적, 연희적 요소가 모두 나타난다.

금산인삼축제기간 마다 마을별로 선보이는 농악길놀이와 경연대회도 금산농악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금산농악의 계보는 상쇠인 김수동에서 김병화, 박희중, 정인삼에서 현 금산농악보존회로 계승되고 있다. 호남좌도농악의 특징을 지닌 완결성 높은 구성과 전승과정의 전통성 등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53호로 지정됐다. 올해 금산인삼축제에서는 폐막일인 오는 10월 6일 오후 1시에 관람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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