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계점 내달 영업 종료…회사측 "불매운동과 무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가 다음 달 15일 서울 월계점의 영업장을 폐쇄해 지역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월계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월계점 앞에는 이틀 전 '영업 종료 안내-최종영업일 9월 15일'이라는 게시판이 세워졌다.

게시판의 글에는 고객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유니클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는 요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매장 안내에서도 유니클로 월계점의 마지막 영업일이 9월 15일이라는 내용이 공지됐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 따른 매출 하락을 폐점의 이유로 지목하고 있으나, 유니클로 측은 월계점 철수는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는 다음 달 15일 서울 월계점의 문을 닫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마트가 불매운동 전인 지난 5월 의류 매장 리뉴얼을 한다고 통보했다"면서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다음 달 영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당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종로구 5층 건물에 입점한 유니클로 종로3가점도 건물주와 재연장 계약이 불발돼 오는 10월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AK플라자 구로 본점에 입점 중인 유니클로 구로점도 이번 달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는 AK플라자 폐점에 따른 것이지만 추가 이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불매운동이 이렇게까지 확산할지 몰랐다"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은 최소 올 연말까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불매운동 불길이 유통·패션·숙박·여행 등 국내 산업계 곳곳으로 퍼진 만큼 쉽게 사그라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불매운동 여파로 시장 재편 현상도 나타나면서 일부 업체는 올해 하반기 사업 전략에 급격한 변화를 주기도 했다.

국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0% 이상이 '일본이 경제 보복을 철회하더라도 불매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답했다. 불매운동 원인이 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가 중단되더라도 '불매운동이 끝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는 반일 감정까지 격해진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혐한 발언'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이 기업의 자회사 'DHC테레비'가 방영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패널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며 불매운동을 비하하고, 또 다른 패널은 한국인을 모욕하는 '조센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계기가 됐다.

여행업계도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국내 양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노선 여행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2%, 38.3% 감소했다. 두 업체는 불매운동 여파로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 주요 여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달과 다음 달 일본 여행 예약 인원 수를 분석했더니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80% 감소했다"며 "불매운동 바람이 예상보다 거세진 데다 장기화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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