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 약자 도울 줄 아는 정치인 꿈꿔… 최연소 의회 입성

복아영 천안시의원이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제공
복아영 천안시의원이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제공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31살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아영 천안시의원(다선거구, 봉명 일봉 성정1·2동)에게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생,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 청춘소리 청년비영리민간단체 대표, 사적으로는 예비신부까지.

그중 복 의원이 가장 많이 듣는 수식어는 충남 최연소 기초의원이다. 30살에 천안시의회에 입성해 1년여 시간이 흘렀다.

중부매일은 '실력 있는 복아영'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담금질을 하고 있는 복 위원을 만나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 사생활, 의정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막힘없이 입담을 과시하던 복 의원은 인터뷰 중 '정치인을 꿈꾸는 후배들은 위한 조언'이라는 대목에서는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며 같은 길을 걷게 될 미래 정치인들에 대한 남다른 걱정과 애정을 내비쳤다.

 

-충남 최연소 기초의원이다. 당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공천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학창시절에는 어땠나?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모두 안양에서 보냈다. 아버지는 회사원, 어머니는 인천에서 꽤 규모가 있는 유명한 음식점을 운영하셨다. 유복한 유년시절이었고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반장선거에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반장선거 출마를 스스로 결정했고, 고등학교까지 반장을 놓치지 않았다. 반장을 하면서 책임감이라는 걸 배웠다고 자평한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배경이 학창시절과 연관이 있나, 또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배경은?

"중학교 때 IMF가 찾아왔다. 우리 집도 피할 수 없었고, 이때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걸 몸소 실감했다. 이때부터 정치와 사회뉴스를 많이 봤고 약자를 도울 줄 아는 정치인을 꿈꾸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존경하는 분들이 많았고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했다."

 

-시의원 당선 이후 친구들의 반응은? 연락이 없던 동창이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을 것으로 보인다.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온 경우는 많았다. 반응은 두 가지로 막연한 놀라움의 표현과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그렇게 될 줄 알았다'였다. 이런 연락을 받으면 나 스스로도 신기하고 반가웠다."

 

-막내 시의원으로 의정활동에 어려운 점은?

"어렵다거나 불공정함은 없었다. 오히려 막내라는 게 장점이 됐다. 선배의원, 동료의원들이 민원해결에 도움을 줬고 의원생활의 고충에 있어서도 많은 상담을 해줬다."

 

복아영 천안시의원이 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제공
복아영 천안시의원이 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제공

-단국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공공관리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고 의정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데 어려운 점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의원이 되기 전인 2017년에 입학했다. 당시 대선 준비로 출석률도 안 좋았고 몇 과목 포기도 했었다. 오히려 시의원이 된 이후 출석률이 훨씬 좋아졌다. 공공관리학과는 쉽게 얘기해 행정학이다. 정치적으로 실무를 경험하고 많이 배웠지만 이론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선택한 학과다."

 

-정치인 복아영의 목표는?

"예전에는 당대표가 꿈이라고 당당하게 얘기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만큼 당당하게 얘기를 못하겠다. 책임감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했을 때 여러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휴일에는 어떻게 지내는지?

"휴일이 없다. 주말 일정도 있고 일요일은 제 나름대로 공부하는 날로 정해 놨다. 집에서는 공부를 잘 못하고 카페를 이용한다. 터미널이나 집 앞 둘 중에 한 곳을 자주 이용한다. 내 공부를 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남자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주로 카페에서 함께 공부한다. 주변에서 남자친구와 언제 결혼할지를 자주 묻는데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은 건 아니지만 내년이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정치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충청남도 최연소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받고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자주 받는다. 많은 청년과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참여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친구들에게 조언을 하라니 조심스럽다. 무엇보다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시작하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저마다 받아들이는 강도가 다르니 스스로 단단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라 정말 조심스럽다. 정치에 꿈을 갖는 친구들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분명한 건 도전이다. 도전을 시작하고 처음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항상 되새기고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에 꿈이 있다면 당과 상관 없이 언제나 연락을 줬으면 좋겠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시의원들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시민 삶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 동네 복덩이 시의원 잘 뽑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부족함 없이 부끄럼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실력이 있는 복아영이 되겠다. 또 '여성과 청년이 정치를'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 


 

복아영 의원이 말하는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

복아영 천안시의원.
복아영 천안시의원.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참정권을 무시한 채 어른들끼리만 하는 가짜 선거를 그만둬라"

19살이 된 고3은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사회, 그렇다면 스무 살이 지난 성인들은 모두 성숙할까요?

OECD 34개 국가 중 유일하게 18세 선거권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32개의 나라는 18세 선거권이 보장돼 있고 오스트리아는 유일하게 만16세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무려 3살이나 차이가 난다. 오스트리아도 2008년 선거연령을 만18세에서 16세로 낮췄다. 오스트리아가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을 주기 시작한 건 '세대 간의 균형을 맞추자'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바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학창시절에 몸에 베인 투표 습관은 평생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는 결과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스코틀랜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일본도 2015년 20세에서 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췄다. 당시 등장한 포스터가 큰 화제가 되었다.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 옆에 큰 글자로 '18세를 깔보지 마라'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인류 역사 아래 참정권이 다수의 국민에게 주어진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양반과 귀족 같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참정권이 있었고, 한 때는 계급사회로 인한 불평등이 만연했으며, 여성과 흑인에게도 인권과 참정권이 보장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민 다수가 참정권을 갖게 된 것은 민주주의로 거듭난 이후일 것이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제도가 아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는 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경험을 할 기회를 박탈하면서 청소년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