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것이 조국의 철학이었다
바로 이것이 조국의 철학이었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8.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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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칼럼] 논설고문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한비자는 명저 '한비자(韓非子)'에서 부국강병론, 체제개혁론과 함께 인간과 권력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제시했다. 그에게 누군가 물었다. "어느 나라가 늘 강한 나라가 되겠소?" "법을 잘 만들고 지키는 나라는 강하게 될 것이고 법을 소홀히 여기고 시대 흐름에 맞는 법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는 약하게 될 것이외다". "왜 하필 법이오? 무역을 하거나 무기를 잘 만드는 것이 낫지 않소?" "그렇지 않습니다. 법이 물렁해서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이 법을 이용해 버리면 백성들의 불신이 나라에 가득하게 되지 않소? 그러면 그런 나라는 저절로 힘이 빠지게 마련이지요"

'내로남불의 끝판왕', '가족사기단'이라는 말을 듣는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은 지식인이다. 서울대 교수로 현실정치에 관여하며 한겨레신문과 동아일보에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도 펴냈다. 오마이뉴스 발행인인 오연호와 '진보집권플랜'을 그리고 신문칼럼을 엮어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를 출간했다.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는 그의 세상을 보는 시각과 철학이 담겨있다. 권력층 위장 투기의 달인을 비판하고 세습사회를 깨기 위해 공정경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소환했다. 하지만 몇 장만 들춰봐도 언행이 따로 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생활보수파가 된 것을 반성합니다'라는 글에서 "(한국사회가) '먹고사니즘'이라는 경제적 안정을 삶의 최고 가치로 치는 한국 특유의 보수주의에 빠졌다"며 "다시 한번 왼쪽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새로운 꿈을 꾸자. '먹고사니즘'과 '배금주의'를 넘어 새로운 자유·평등·인권·복지·평화의 체제를 꿈꾸자"고 썼다. 가슴 벅차게 하는 말이지만 그는 배금주의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가족이 운영하는 사학재단이 IMF 사태 무렵인 1998년 학교를 이전하면서 상당한 부동산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또 "1980년대 초반 선배들이 '겉만 빨갛고 속은 하얀 사과가 되지 말고, 겉도 속도 빨간 토마토가 돼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겉은 하얗고 속은 빨간 사람이었다. 그의 딸은 외고 2학년때 보름간 인턴을 하며 대학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 딸은 이를 발판으로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필기시험도 치르지 않고 입학했다. 또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닐 때 성적 부진으로 두 차례 유급을 당하고도 지도교수 추천으로 총 1천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으며 그 지도교수는 작년에 부산의료원장 취임했다. 끈끈한 커넥션이 연상되지 않는가.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조국은 2017년 초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능력 없으면 니네(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쓴 글을 인용하면서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권력도 실력'이라는 것은 조국의 철학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말로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또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게 문 대통령의 진심이라면 조국의 임명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인물이 법무부장관이 되면 특권과 반칙은 절대 막을 수 없다.

교육컨설던트 김연수는 '조선지식인의 위선'이라는 책에서 권력 상층부 지식인의 탐욕과 비열함 때문에 나라는 수렁에 빠지고 백성은 도탄에 처했으며 외세의 침략에 참담하게 유린당했다고 했다. 탐욕과 위선으로 뭉친 자들이 등장해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조국은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제 3장의 소제목을 '사람이 되기 어려워도 괴물은 되지 말자'로 했다. 그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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