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드 폭풍'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청주공항이 충격을 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국내 화물운송이 전면 중단될 상황에 처했다. 청주공항의 경우 국제공항임에도 아직 국제화물운송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내 화물운송이 중단되면 청주공항은 화물운송이 빠진 반쪽짜리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기적으로도 지방공항들의 화물운송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행정기관 등 지역으로서는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화물운송 중단은 주민들의 직접적인 불편과 피해로 이어진다. 어렵고 힘들다고 뒷전으로 미룰 일이 아닌 것이다.

대한항공이 오는 10월부터 청주공항의 화물사업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이곳에 위탁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사업도 멈추게 됐다. 청주공항의 유일한 화물노선인 청주~제주간 운송과 터미널 운영이 모두 중단되는 것이다. 이들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사업중단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요 감소로 인해 연간 수억원의 적자가 거듭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지난해 청주공항의 국내화물 처리량은 전년보다 13% 넘게 줄었다. 수요가 없는데 무작정 비행기를 띄워달라 요구할 수는 없다. 최소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돼야만 한다.

이번 지방공항 화물운송 중단에 따라 대구·광주공항 등의 국내화물 서비스도 멈추게 됐다. 이는 수도권과 남부해안권를 제외한 중남부 내륙권의 물류창구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일정 부분 화물수요가 충족된다면 이 권역의 항공물류 창구로 청주공항이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화물의 물량 부족은 국제화물 노선으로 풀 수 있다. 신규노선 증설은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미리 뜻을 접을 필요는 없다. 한국을 포함한 극동·동남아 노선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역동적인 곳이다. 기회를 살피고 두드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충북도에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처리량만 봤을 때는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바다가 없는 충북으로서 청주~제주노선은 제주와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크게 줄이는 창구다. 물류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생산된 농수산식품 등 물산들이 충북에 손쉽게 들어오면서 양 지역의 친근감이 더욱 끈끈해지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근 충북이 뭍에서 제주와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꼽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여기에 청주공항의 연계 권역이 더 넓어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청주공항 국내화물 운송사업 중단에 대한 일차적인 대책은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충북을 비롯한 충청권의 해외 항공물류를 국내운송의 바탕으로 삼자는 것이다. 화물운송 사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미널 운영이 부담된다면 이를 분담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해외로 나가는 화물물량을 청주공항에서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당장의 상황에 얽매이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운송시간과 여건 등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청주공항을 살리기 위해 이 모든 것에 앞서 갖춰야 할 것은 활성화에 대한 의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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