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 정보제공 직원 찾아라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이 지난 13일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향후 운영방안 토론회' 일정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 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한 후 제보자(?)를 찾아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13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청두에서 열린 세계경찰·소방관경기대회(대회기간 8월 8~18일) 출장을 다녀온 권 본부장은 복귀 첫날인 20일 직원들에게 "비공개인 화재진압 오토바이 토론회 일정이 어떻게 언론에 공개됐느냐"며 토론회 참석자 등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정보제공자 찾기에 나섰다.

익명을 요청한 한 소방대원은 "이 사안으로 담당부서 직원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안다"며 "토론회 일정은 (청주)동·서부직원들 대부분이 알고 있던 사실이고 내 동료가 토론회에 참석했기 때문에 나도 시간을 알고 있었는데 뭐가 문제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보도를 보니 토론회 내용 중 굳이 비공개로 감출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며 "애초에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직원들만 위험에 노출된 6개월(시범운영 기간)을 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본부장의 이러한 행동은 '타 지역에서 이미 실패한 사업'이라는 지적에도 사업을 강행했지만, 시범운영 결과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거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8월 13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부정적인 분석결과를 의식한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행사를 주최한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 시작에 앞서 "내부적 논의자리이고 비공개 토론회인 만큼 본부장께 보고되기 전까지 내용을 함구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자가 방청석에 있다"며 발언수위 조절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도입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긴급출동을 하는 소방에는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 사업을 추진했던 담당자 역시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며 실효성이 없음을 인정했다.

토론회에서 공개된 성과지표 분석 등에 따르면 오토바이 화재진압대가 일반 소방차량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횟수는 총 95회 중 2회다. 설문조사 결과 화재진압대 도입을 원하는 소방대원은 8.4%(379명 중 32명)에 불과했다. 이미 타시·도에서 나온 부정적 지표가 청주에서 그대로 재연된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무자들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대안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정책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소방본부는 심야시간 순찰용, 홍보용으로의 오토바이 활용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권대윤 본부장은 "그런 말을 내가 했다고 치더라도 또 누가 그걸 애기했냐"며 "그 말이 어떻게 외부로 나가죠? 그런 얘기가 나가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또 "언론에 나간 것이 어떻게 된 것인지 직원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감기몸살로 몸이 안 좋아 더 이상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권 본부장은 지난 5월 '권대윤 본부장이 향응을 제공받아 1개월 정직을 받았으며 전임지에서 각종 갑질로 문제가 됐다'는 익명의 투서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실제 이 투서로 권 본부장이 정부 인사혁신처로부터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권 본부장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의 음해성 투서"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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