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개인전 '낮잠' 9월 21일까지 카페우민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우민아트센터의 부대시설인 카페 우민 공간을 활용해 유망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다섯번째 전시가 오는 9월 2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정희 작가의 '낮잠'으로 진행된다.

이 작가는 사회 집단 속 개인이 느낄 수 있는 소통의 불확실성에 대한 작업을 드로잉을 통해 선보여왔다. 인간을 소문이 머물고 증식하는 숙주와 같은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 작가는 머리와 몸통을 삭제함으로써 주체적 생각이 거세된 대중을 형상화한다.

오는 31일 오후 3시에는 카페우민에서 이 작가와의 아티스트 키워드 토크도 개최해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의사소통의 본질은 그릇된 소통에 있다'라는 말처럼 매번 빗나가고 미끄러지는 소통의 불확실성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정희 작 기도, 2019, 종이에 펜, 29.7x21cm
이정희 작 기도, 2019, 종이에 펜, 29.7x21cm

그는 학교나 직장과 같은 크고 작은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소통의 기본인 언어가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작용하며 또 사람들을 이합집산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최근 작품은 주체적 생각의 생명체라기보다 소문이 머물고 증식하는 숙주와 같은 인간, 그리고 그들 사이를 떠도는 의미 없는 텅 빈 언어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그런 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심을 잡고 표류하지 않기 위해 소통의 불확실성을 이 작가만의 언어로 표현할 필요를 느꼈다.

이를 위해 불특정 다수의 머리를 결합해 소문이 흘러 다니는 살덩어리라는 개념의 대중을 표현했다. 그리고 소통의 수단이자 말의 최후 통로인 입에 초점을 맞춰 입속 기관을 해체·조합해 쏟아지고 흩어지는 말을 시각화했고, 머리와 몸통이 잘려 나간 다리를 통해 운동성만 남은 신체를 나타냈다.

신체 기관을 재배열한 낯선 이미지로 주제를 표현하지만, 이러한 이미지의 분절과 조합은 파괴를 향한 파괴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이는 다양한 주체와 맺는 관계 속에 내재된 욕망과 폭력, 부조리에 대한 고민, 사회와 제도의 모순을 향한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데 그 의미가 있다.

단순한 공간 지원을 넘어, 유망한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창작 매개를 위한 실험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은 올해 김영석, 김아해, 추효정, 서재정, 이정희, 곽아람, 이준옥 총 7명의 작가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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