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용우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파트에 많이 산다.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49.2%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충북만 해도 46.2%로서 전국 평균에 가깝다. 아파트에는 1인 가구가 적음을 감안하면 넉넉잡아 인구 절반은 아파트 입주자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에게 친숙한 아파트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추면 작은 지방자치단체처럼 동대표 선거를 치른다. 또한, 500세대 이상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장과 감사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주민 직선으로 선출해야 한다. 임기도 2년이니 아파트에 살면 공직선거보다도 아파트 내 선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투표가 쉽진 않다. 게시판과 방송이 있어도 투표정보는 놓치기 쉽고 투표소가 가깝다지만 다들 바쁘다. 법령에 정해진 투표율(입주자 과반수 투표)을 채우기 어려워 간혹 방문투표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극복할 대안으로 온라인투표인 케이보팅(K-Voting)이 떠오르고 있다. 투표정보와 투표소가 내 책상 위, 내 손 안에 들어와 빠르고 편리하게 투·개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케이보팅'은 2018년 10월까지 5년간 4천516건의 투표에 564만 명이 이용했다. 대개 투표율 50%를 넘기고, 해마다 다시 찾는 단체도 많다.

온라인투표는 효율적이고 투명하다. 케이보팅의 경우 PC,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현장투표를 모두 병행 가능하여 누구나 쉽게 투표할 수 있다.

케이보팅 온라인투표는 이용도 어렵지 않다. 선거일 전 10일까지 온라인투표 이용 신청을 하면 된다. 케이보팅 인터넷사이트(kvoting.go.kr)에 접속해 이용 신청을 한 후, 온라인투표이용협약서 체결 등 몇 가지 행정절차를 거쳐 관할 선관위에서 승인하면 설정된 시각에 사이트에서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최용우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최용우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물론 케이보팅에도 수수료(2천명까지 1인당 770원, 더 많으면 할인)가 있는데,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주택 온라인투표 비용을 지원하면서 온라인투표(케이보팅)를 확산시키고 있다. 투·개표가 간단하고 주민 신뢰도가 높아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민주주의를 체화시키니 예산을 쓸 가치, 요즈음 말로 '가성비'가 높은 것이다. 아파트와 입주민 입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충북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에 힘입어 청주, 충주, 음성, 진천, 괴산에 이어 최근에는 증평에서도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개정된 '공동주택관리 조례'에 따르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사전신청을 하면 온라인투표(케이보팅) 실시 후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단, 지원규모와 방식은 자치단체마다 다르므로 실제 절차는 해당 시·군청에 별도로 문의해야 한다.

온라인투표가 활성화되고 정착되면 아파트는 민주주의의 좋은 장이 될 것이다. 아파트가 많아서 우리나라가 인터넷·택배 강국이라는 말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투표 강국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아파트뿐만 아니라 그 외 어느 단체나 개인이든, 투표라는 절차가 필요하다면 케이보팅 사이트(kvoting.go.kr)를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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