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수출 부진 등 악화된 경기 여건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더욱 차갑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지난달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2017년 1월(92.4) 이후 2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것으로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지수가 기준치 아래면 과거(200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치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얘기다.

특히 기준인 100 밑으로 떨어져 비관론이 우세해진 것은 지난 5월부터다.

가계의 재정상황 인식 중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전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CSI(89)와 가계수입전망CSI(94)가 전월대비 각 3포인트, 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각 지난 2009년 3월(80)과 4월(92) 이후 최저치였다. 수입전망이 악화되니 소비지출전망도 전월 96에서 이달 94로 2포인트 내려갔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 지수도 9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2.1%)'과 향후 1년간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2.0%)'은 모두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표 모두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았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도 지난달 67에서 이달 63으로 내려갔고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70에서 66으로 악화됐다. 소비자심리지수에는 구성되지 않지만 취업기회전망 CSI도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가계저축 CSI도 4포인트 떨어진 89를 나타냈다.

반면 지수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한 건 집값 전망이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 6월 97에서 지난달 106으로 치솟아 기준선(100) 위로 올라선 뒤 이달 1포인트 더 올라갔다. 상승폭이 주춤해지긴 했으나 앞으로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더 늘었다는 얘기다. 이달 지수(107)는 지난해 10월(114)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수출 부진, 주가하락,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기와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됐다"며 "최근의 경기 여건이 반영될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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