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모두가 이 땅에서 윤택함을 누리면서 사는 것도 나라가 위태로울 때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 덕분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속에서도 광복 74주년을 기념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극일정신의 결과이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애국선열들을 통해 나라가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이고 나라 없는 설움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일제로부터 국권을 되찾은지 반백년하고도 사반세기가 더 지나간 세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들은 독일처럼 자신들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거나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정당화하고 경제보복이라는 제2의 시련을 주려는 시도를 일삼고 있다. 일본의 망발 등 여러 시련을 겪으면서도 우리의 경제는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 규모는 세계 12위, 수출규모는 세계 6위로 각각 뛰어 올랐다. 경제외형 덩치는 분명 커졌다. 그러나 그 덩치에 걸맞은 질적 발전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는 일본이 현재 문제삼고 있는 소재부품산업의 허약함과 대일본 종자 개런티 지출만으로도 충분히 알수 있다.

글로벌화와 함께 자본, 상품, 원자재의 국제이동은 자유무역주의에 편승해 자본부족이나 천연자원의 부족은 더이상 국제경쟁을 제약하는 핵심요소가 되지 못한다. 이에 반해 특허권과 종자권 등 지적재산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지식정보화의 진전과 함께 사람에게 체화(embody)된 농업지식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자본을 중심으로 하여 분석하는 것보다는 농업의 종자권등 지적재산 관점에서 우리의 미래 농업이 나아갈 길을 같이 고민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길일 것이다.

우리 농축산물의 질적수준은 절대 경쟁국에 비해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는 품질과 K-Food 확산에 힘입어 미적 감각까지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는 길을 같이 고민해 보자.

과거 외환위기 전후로 국내 5대 종자회사 중 네 곳이 해외에 팔리며 우리 무와 배추 종자 중 약 50%, 양파와 당근 종자 중 80% 이상의 권리가 외국 회사에 넘어가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지급한 종자 로열티는 1천457억원. 반면 같은 기간 우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로열티는 겨우 9억6천만원 정도로 로열티로 벌어들인 돈이 지출한 돈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 열세에 놓여 있다. 해외 농업선진국들은 종자확보를 위한 '전쟁'에 한창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몇해전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이 67조 원에 몬산토를 인수했고, 심지어 중국도 국영 화학회사 켐차이나가 미국의 식량무기화에 대응코자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를 인수하며 '종자공룡'으로 거듭났다. 거대자본의 종자산업 투자 확대는 기후 변화 등으로 식량이 곧 무기인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종자는 식량 주권의 그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세한 수준의 한국 종자산업. 각종 규제와 어려움 속에서도 농협등 농업종자관련 업체들은 해외매각 위기의 종자회사를 사들이거나 신품종 개발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도 식량전쟁 시대를 맞아 품종보호제도를 도입하고 종자산업 육성계획을 세우는 등 그 대비책을 나름 준비중이다.

그리하여 얼마전 U20 월드컵 대회 준우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신감과 하나된 전 농업인과 국민의 노력으로 일본뿐아니라 농업강국 네덜란드를 추월하여 국제농업 경쟁력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을 꾸어 본다. 광복 74주년 일본의 경제보복속에서 꾸는 우리의 농업강국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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