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그간 규제의 대상으로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인식되었던 문화재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문화재 활용'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의 문화재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장이며, 살아 숨 쉬는 야외박물관이고 축제다.

그 중심에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이 있다. 지역에 있는 문화재에 담긴 가치와 의미를 콘텐츠로 개발하고 축제화하여 지역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총 4개의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이 있는데, 생생문화재 활용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하였고,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은 2014년부터, 문화재야행은 2016년부터, 전통산사 활용사업은 2017년부터 지역문화의 활성화는 물론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의 2017년 모니터링 결과, 문화재 야행 등 4개 사업, 250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여 약 272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하였으며, 이를 통해 총 1천364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2018년에는 280개, 올해는 290개가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중 필자가 주목한 사업은 문화재 야행이다. 지역 내 문화유산과 그 주변의 문화콘텐츠를 하나로 묶어 야간에 특화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른바 야간 문화재 활용 축제다.

2016년부터 시작된 문화재 야행은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를 슬로건으로 지역별 특색에 따라 8야(夜) 기행으로 구성된다. 야경(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야로(밤에 걷는 거리), 야사(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밤에 보는 그림), 야설(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식(밤에 즐기는 음식), 야숙(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야시(진상품, 장시 이야기)에 맞춰 프로그램이 기획된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필자는 지난 8월 30~31일까지 지난 5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2019 공주 문화재 야행을 참관했다. 공주 제민천 일대가 많은 국내외 관광객으로 들썩들썩했다. 오랫동안 공주에 살았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를 문화재 야행이 열린 공주의 원도심에서 본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문화재를 잘 가꿔 국민이 누리도록 하는 사업인 문화재 야행이 이제 도시의 원도심을 문화적으로 재생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더 발전시키자면 외래 관광객 유치 증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도 국외 여행 시 그 나라의 축제 일정에 맞춰 방문하는 것처럼 야간의 문화재 활용 종합축제인 문화재 야행도 이 자체를 보러 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축제로의 개념 확장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우선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를 비롯한 관광업계에서 문화재 야행이 단편적 문화재 행사로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관광축제와 같은 페스티벌 성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외에 소개된 문화재 야행은 많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전국 각지의 문화재 야행 개최지역으로 돌려 그 지역의 숙박, 식사,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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