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추석이 다가오면서 농가는 농산물 수확에 바쁘고 농협은 농가에서 출하한 농산물을 팔아주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올해 첫 벼 수확은 경기도 이천에서 6월에 있었다. 유명 상표의 상징성을 갖기 위하여 2월에 비닐하우스에서 모를 키우고 소각장 폐열을 이용해 온수를 공급하여 조기에 수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노지에서 벼를 첫 수확한 것은 경남 창녕이다. 지난 8월 7일에 수확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고 이어서 충남 당진, 경남 사천, 의령, 경북 김천에서 수확을 하였다. 추석에 햅쌀을 공급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살아와서 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밥이라 하면 쌀로 지은 것만을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고 쌀로 만든 밥을 먹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하는 게 일반적인 정서인 것이다.

전후 우리는 먹고 살 것이 부족하여 보릿고개를 보낸 적도 있다. 더군다나 베이비 부머라고 부르는 세대가 태어나던 시대여서 먹고 살기가 더욱 어려웠다.

1970년부터 인디카와 자포니카를 교배하여 개발한 통일벼를 보급해 1977년에 '녹색혁명 선언'도 하였으며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해외 수출도 하였다. 통일벼는 병충해에 약하고 2모작이 어려우며 볏짚으로 새끼나 가마니를 만들기 곤란하다는 등 여러 이유로 역사의 뒤안길로 갔지만 국민들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90년도에 축산물은 3조9천억원으로 전체 농산물의 21.1%를 차지했으나 2017년도에는 20조1천억원으로 39.7%를 차지하고 줄곧 농산물 생산액 1위였던 쌀은 2016년도에 그 자리를 돼지에게 내 주었다. 축산업이 발전하면서 농가 평균 소득도 향상됐지만 쌀을 농업의 근본으로 알고 지내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의아해 하기도 한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에 벼가 익어가는 노란 들녘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마음이 한결 풍성해지는 계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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