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휴지만 성적 올릴 마지막 기회
"할머니, 수능 끝나고 갈게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 둔 7일 청주 일신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수능완성'을 위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박 모(49·청주)씨는 이번 추석에 천안 시댁에 가지 않는다. 맏며느리이지만 수험생 아들 때문에 남편만 명절 쇠러 부모님 댁을 찾는다. 이 학부모는 추석연휴 기간 수험생 아들의 수시 면접 준비를 위해 특별과외를 받으러 서울에 간다. 수시를 지원한 대학에 맞는 맞춤형 단기과외를 예약했다. 몇몇 학부모들도 이번 원정과외에 수험생 아들과 함께 동행한다.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추석명절에 고향집 방문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의 연휴는 입시를 눈앞에 둔 수험생들이 마지막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 추석연휴는 비록 4일 밖에 안되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수험생들에게는 '황금 열공'의 시간이다. 수시원서 접수를 마친 수험생들은 시험볼 대학이 정해졌기 때문에 족집게 과외나 학원 단기특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6ㆍ9월 수능 모의평가를 치른 수험생들은 어느 영역에 취약한지, 어느 과목에서 점수를 올릴 수 있을지 파악된 상황으로 사나흘 바짝 집중하면 등급을 바뀌는 효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에는 서울 학원가에서 열리는 추석특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수험생은 "추석연휴에 수학 나형 특강 들을 만한 거 있을까요? 어떤 쌤이 괜찮은지 몰라서요. 1등급 나옵니다." (krs1****)

또 다른 수험생은 "지방에 사는데 추석 때 특강 들으러 서울 가는 거 의미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파이널 때는 가야될 텐데 그때 간 학원이 별로이면 안 되니까 미리 답사(?) 겸 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돈 낭비, 시간 낭비일까요?"(jung****)

이 질문의 답변에 나선 수험생은 "저희도 똑같은 고민 중이에요. 듣고 싶은 강사분이 있는데 강남 분당 수업시간이 겹치는 걸로 봐서 달랑 1시간 수업하고 나머지는 조교가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지오2)

학부모들도 추석 특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질문을 올렸다.

'마리오맘'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학부모는 "지방이라 정보가 없어 막막했거든요. 국어 수학 사탐(한지, 세지) 추석특강을 신청하려합니다. 추천해줄 학원이나 강사 등 정보 부탁드립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곳은 시대인재 목동 러쎌 정도 이거든요."(hwa1****)

이에 한 수험생이 과목별로 학원을 추천하고 "저도 지방인데 이번에 처음 추석 특강 들으러 가요. 궁금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봐요"라고 친절하게 댓글을 남겼다.

또 유명 강사의 특강에 대한 질문에는 "대기 100번 넘어감"이라는 댓글도 보인다.

서울 학원가는 이러한 수험생들을 공략하기 위해 추석연휴 단기 특강을 쏟아낸다.

서울 노량진 A학원은 추석연휴 사회과학탐구 수능 적중 특강을 12일부터 15일까지 과목당 1일 3시간 총 9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과목별 핵심 족집게 강의로 수능 점수를 높이려는 수험생 공략에 나섰다.

서울 대치동 B학원은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연속으로 '추석연휴 수시논술특강'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예약접수하고 있다. 이 학원은 연세대, 경희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대학별 출제 유형에 대비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수리논술은 지원 대학 및 계열별로 출제유형에 맞춰 지도한다.

논술특강 전문인 D학원은 생명과학 등 자연계열 논술특강을 매일 새벽6시부터 밤 11시50분까지 하루 16시간 강행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학원은 '과학논술 마스터 단기간 핵심논제, 기출문제로 완벽하게 분석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치동 C학원은 연휴전날인 11일 오후 6시부터 15일까지 5일간의 기숙형·통학형 추석 캠프를 연다. 이 학원은 지방학생들을 위해 숙소도 연계해 준다.

청주 재수학원도 추석연휴 내내 정상수업을 한다. 추석 당일은 수업을 하지않지만 자습실을 개방한다. 수험생들에게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지원한다.

세광고 등 청주지역 일부 고등학교는 추석 당일만 빼고 연휴기간 학교 자습실을 개방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60여 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추석연휴는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지만 가족들과 명절 음식을 나누면서 적당히 쉬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입시전문가들의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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