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산하긴 하지만 크면서 저절로 좋아질 줄 알았죠.”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이 학교를 다닌지 4개월이 넘었는데 아이는 아직도 처음 입학할 때처럼 수업시간 내내 꼼지락거리고 다른 아이들과 자주 다툰다. 담임선생님도 처음엔 적응기간이 필요할 거라며 두고보자고 하시더니 병원에 가보는게 좋은 것 같다고 하셔서 엄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이와 함께 병원을 내원했다. 면담 동안에도 아이는 쉴새없이 진료실의 장난감을 꺼내고 만지기를 반복한다.

‘주의력결핍 과잉운동장애’일명 ‘ADHD’라는 이 질환은 유병율이 5%정도로 한 반에 몇 명씩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주로 산만하고 행동이 부산한 것이 주된 증상이기 때문에 유아기에는 그저 활발하고 씩씩한 아이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해 담임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반 아이들과 자주 다투게 되어 점점 친구들을 잃게되어 외톨이가 되기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위축되고 우울해지거나 반항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다. 이 경우 통제하기 어렵고 활동이 많은 아이 때문에 부모들의 양육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잘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혼내면서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나빠진 경우를 종종 본다.

ADHD는 필요없는 자극을 억제하고 중요한 자극에 집중하도록 하는 뇌의 전두엽부분의 활성이 저하되는 기질적 질환이다. ADHD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좋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치료 기회를 잃어 아침에는 등교전쟁, 오후에는 숙제 때문에 전쟁을 치르는 부모들이 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치료의 기회를 잃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학업수행을 보이고 친구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오는 부정적 반응으로 인해 반항적이고 위축된 청소년, 성인으로 자라게 된다.

ADHD로 진단된 경우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부모교육을 시행할 때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이런 증상의 소아들을 위해 대한 소아 청소년 정신의학회는 오는 7월 7일(목)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충북대학병원 2층 대강당에서 ‘집중력부족/ 산만성에 대한 강좌및 무료선별 검사’를 실시한다. 충북대학교병원, 청주의료원, 청원군 정신보건센터(043-297-0801) 주관으로 열리는 이날 행사에는 청주의료원 소아정신과 김영랑과장과 충북대학병원 소아정신과 손정우교수가 참여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산만한 아동의 특성’,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산만한 아동 프로그램및 부모교육’이란 주제강의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함 등의 증상은 아동기에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식의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학부모, 교사,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만이 ADHD를 완치할 수 있다.

/ 청주의료원 소아정신과장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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