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수석연구위원

우금 우리나라 경제는 안팎으로 위기상황을 맞고 있고, 충북경제도 상대적으로는 조금 나은 편이라고 하지만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에 수출기반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을 추진해 오던 한국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간의 갈등으로 촉발된 갑작스런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따른 여파로 인해 9개월 연속 수출부진이 이어지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잘 나가던 충북경제도 이런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더 이상 안심할 수만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자 세계 각국은 경제를 살리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정책을 꺼내들기 시작하였다. 글로벌 저성장 경제로 내수가 돌지 못하니 금리를 내리고 심지어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선택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예산의 총지출은 금년대비 9.3%가 증가하지만, 총수입은 1.2%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로 인해 재정수지가 GDP 대비 1.9%에서 3.6%로 악화되고, 국가채무는 GDP 대비 37.1%애서 39.8%로 늘어나 적자국채 규모가 올해 33.8조원에서 60.2조원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최근에 잘 풀리지 않고 있는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재정규모를 513.5조원으로 확대해 재정적자를 감내하고라도 점점 꺼져가고 있는 한국경제의 성장박동기를 재가동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워 늘어나는 국가의 빚을 감수하고라도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야할 만큼 절박감이 묻어나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한동안 대내외적인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남북교류 및 경제협력은 다시 교착상황으로 빠져들어 제자리걸음을 하며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지속과 한·일 갈등으로 인한 수출규제, 지소미아(GS)MIA) 종료로 인한 한·미·일의 안보적 균열로 한국경제와 한반도 안보상황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이처럼 국내외적인 여건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국가경제와 안보가 점점 더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정쟁에만 빠져 있다. 더욱이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국민경제를 살리고 불안한 안보를 다지기 위한 정책논쟁보다 밥그릇 싸움에만 열을 올리면서 시급한 현안과 안건들이 기약도 없이 쌓여가고 있고, 이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할 국민과 기업들은 그저 답답하고 암울한 마음뿐이다.

국가가 적자재정을 감수하려는 것은 꺼져가는 국민경제에 박동기를 다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는 꺼져가는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심장박동기처럼 국민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경제박동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들도 예산확보도 중요하지만 재정지출이 허투루 새지 않고 제대로 쓰여 국민들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고 기업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정치권의 무감각한 위기상황 인식과 자칫 지자체장과 지도자들의 신중치 못한 언행은 각자도생을 위해 개인과 기업들이 한국과 조직과 지역을 등지고 엑소더스(exodus) 감행하게 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현실에 직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더 크고 나은 대한민국과 충북의 미래를 위해 연합도생을 위한 협력의 정치력과 포용성장의 지혜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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