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나는 요새 좀처럼 TV를 켜지 않는다. 온통 조국 얘기뿐이다. 그나마 즐겨 보던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마저도 보질 않는다. 그간 내가 응원하던 팀은 이기는 방법을 아예 잃어버린 것 같다. 감독, 선수 교체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위닝 멘탈을 잃어버린 거 같아서다.

자각증상 없는 정치인과 공무원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실제로 정치를 아무나 하고 있다. 정치가 갖는 영향력이 막강해서가 아니라, 그 막강한 영향력을 아무나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논산과 계룡에는 정치인은 차고 넘치는데, 정작 정치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희귀하다. 능력과 책임감이 모자란 사람들이 걸맞지 않는 중요한 자리를 뻔뻔하게 꿰차려 하고 있다. 재수는 기본이고 삼수까지 꿇어가며 선거판마다 기웃거리고 다닌다. 정책도 없고, 이념과 신념도 없는 이들이 선거때마다 장날 시장놀이패처럼 몰려다니며 인사하고 명함 돌리며 얼굴 동냥으로 표구걸을 하고 있다. 사자 한 마리가 이끄는 양 떼가, 양 한 마리가 이끄는 사자 떼를 이긴다는 속담이 있지만, 우리는 자칫 양 한 마리가 양 떼를 이끄는 꼴이 될 수도 있겠다.

전영주
전영주 지역 사랑모임 대표 

여기에 오너 마인드가 없는 그저 고용된 회사원의 마인드만 가지고 있는 공무원도 문제다. 그들은 기관별, 부서별로 분산돼 있어 절대적 힘의 실체를 체감하지 못할 뿐이지, 실제로 지역과 시민들을 움직이는 권력의 실체는 공무원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시민과 지역을 이끌고 있다는 주관적 자각이 약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사회를 향한 통찰도 부족하고, 자신을 향한 성찰도 결여돼 있는 가운데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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