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입은 중국·유로존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둔화,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며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설상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따라 반도체 수출입 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은 충북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산업인 반도체 중심의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통신장비 등 IT제품 생산에 주로 쓰이는데, 충북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중심의 IT제조업이 1% 성장할 경우 충북경제는 0.27%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본 수출규제가 공급측면에서 경제의 악순환구조 형성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2천여 수출기업에 대한 일본 원재료 수입현황의 충북도 전수조사에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응답한 140여 개 기업을 심층조사한 결과 기계, 반도체, 바이오, 화장품, 화학, 농식품 등 67개사가 실제 악영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27개사 45개 제품 중 최소 25개 제품이 전략물자 통제품목에, 그중 13개 제품이 정부지정 집중관리품목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악영향의 유형으로는 단기간 내에 국내산 대체불가, 원재료의 높은 비중, 기존 거래선 변경 시 품질 적합성 등 재검증 필요, 원재료 변경 시 허가사항 변경 등에 최소 3~4개월이 소요되고, 이에 따른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처방책이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부처 차원에서 폭넓게 제시되고 있으나 정작 기업에서는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충북도에서는 일본수출규제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중소기업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 신규 구매처 발굴 또는 변경지원 등과 함께,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한 수입선 발굴은 물론, 자율관리규정 인증을 보유하여 포괄허가 신청이 가능한 일본 CP기업 활용을 위한 현지지원, 소재·부품 국산화 R&D사업 발굴 및 현지화를 위한 지원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중기부와 산업부 등을 중심으로 R&D, 실증 및 테스트장비 구축, 자금지원 등 추경예산을 확보하고, 소재·부품·장비분야 국산화가 가능한 중소벤처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지정하여 R&D, 성장자금, 기술관리를 통해 집중 육성하는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외 의존도가 큰 산업을 점검하고 수입이 차단되거나 지연됨으로써 나타나는 여파를 파악하여 중장기적 관점의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출기업들이 주요 수출 애로 요인으로 꼽는 원재료 가격 상승(15.4%), 가격인하 요구(15.0%),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2.2%) 등에 보다 근본적 대응을 위해서는 확대재정을 통한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에 대한 투자가 긴요하다. 그간 막대한 R&D예산 투자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반성과 함께 관리체계 개선은 물론, 특정 연구주제에 하나의 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동일 연구주제에 복수의 연구기관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결과에 따라 연구비를 차등 지원하는 경쟁형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신남방 및 신북방 정책 등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미래 수출동력 품목인 전기차, OLED, 2차전지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수출이 증가 추세에 있는 청신호에 맞춰 판로개척에 힘을 보태야 하겠다. 지역 경제와 조화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의 지속적 확대와 함께 수출품목 고도화를 위한 '충북형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중앙과 지방 그리고 일선 지원기관의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에 대한 입체적 지원이 큰 성과로 이어져, 뜨거운 태양과 거센 비바람을 이겨내고 열심히 농사지은 오곡백과를 수확하여 가장 풍요로운 명절로 대표되는 추석과 같이 산업경제의 한가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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