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기현 진천주재

올해 추석 경기도 예년처럼 싸늘하기만 했다. 정치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일본의 경제 보복, 최저인금 인상 등으로 한국 경제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7년 IMF 이후 명절 경기가 좋았던 때가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충북에서 연 매출 10억원 정도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지역 경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다"며 "최저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데다 법인소득세까지 증가해 문을 닫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경제단체의 실태조사에서 경기 악화로 추석상여금을 지급한 기업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10곳 중 7곳이 올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538개사(응답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연휴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에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65.4%로 지난해보다 4.8%p 줄었다.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 비율이 전년보다 모두 감소했으며,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하락 폭이 컸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73.2%에서 71.3%로 1.9%p 하락했으나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69.4%에서 63.8%로 5.6%p나 떨어졌다.

올해 추석 경기에 대해서는 '매우 악화됐다'(19.9%), '악화됐다'(52.6%) 등 '악화됐다'는 응답이 72.5%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보다 경기가 나빠졌다'는 비중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나아졌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국내경기 회복은 3년 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 '2022년 이후' 48,7%, 2021년 상반기 15.6%, 2020년 하반기 14.3%, 2021년 하반기 13.0% 등 절반 이상이 2022년 이후를 선택했다.

특히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최악의 경기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전달인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4% 하락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월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대 행진을 이어가다가 8월엔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한 경제단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2% 이하로 전망되고 물가마져 떨어지면서 저물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일본식 장기 불황'인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처럼 수년간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서민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는데도 여야는 오로지 정권 창출에만 몰두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따른 인건비 인상과 장기 소비심리 침체 등으로 임대료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여야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정권 수성과 탈환에만 빠져 있다"며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난했다.

국민들은 유권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여야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 심판할 것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루빨리 깨우치기 바란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또 "세무서에 가서 수입 전표 누락 등 업체의 사정을 말하고 수천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줄여달라고 하소연했으나 규정상 어쩔 수 없으며 다만 폐업하면 줄여줄 수 있다고 귀뜸해 추석 상여금은 커녕 평생 일궈온 사업체 문을 닫아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올해 추석은 예년과 달리 성수품 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데다 사과, 배 등 농산물 출하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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