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권성욱 충북테크노파크 산업기획팀장

우리 경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커다란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고 저성장, 인구 고령화, 외환시장의 교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등의 이슈도 함께 오고 있어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국내 10대 그룹에 속한 상장사 90곳의 상반기 영업이익 통계 자료에 따르면 21조 3천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54% 급락했다. 또한 충북의 대표그룹인 SK 역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84%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61% 줄었다.

정부는 5개월 연속 '경기 부진' 진단을 내렸고, 나라 밖 상황은 더 심각하게 돌아간다. 미국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단기국채보다 낮아지는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이 올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유럽은 침체 분위기가 완연하고, 중국도 산업생산이 17년 만에 5%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최악의 실업률은 물론 경제 성장도 기대치를 훨씬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을 살펴보면, 기술축적 시간이 긴 중간재보다 최종 완제품·조립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추구해 왔다. 수출주도 압축 성장에 최적화된 산업구조를 가지고 급하게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조립가공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갈수록 해외 의존관계는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야말로 기존의 '수입의존-수출확대'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산업기술적 흐름을 살펴보면, AI(인공지능), Big data, IoT(사물인터넷), CPS(Cyber Physical System, 가상현실)등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경제·사회구조의 근본적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전은 궁극적으로 지역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는 등 그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10대 그룹이 동시에 업종을 가리지 않고 부진을 겪은 적은 거의 없었다. 현대·기아차가 다행히 신차 효과로 호조를 보이지만 반도체·조선·철강·석유화학·유통 등 사방을 둘러봐도 성한 기업을 찾기 어렵다. 이에 더해 최근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소재·부품·장비산업에 대한 경제적 우려가 연일 제기되는 상황이다.

충북에서는 그동안 반도체, 바이오의약, 의료기기, 이차전지, IT융합부품, 화장품, 태양광, 수송기계부품을 전략산업으로 많은 산업을 육성해왔다. 이 모든 산업분야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는 없다. 충북은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IT부품, 바이오헬스, 에너지 등과 같은 지역 강점산업간 융합을 통한 중점 추진분야를 도출하고 특성에 맞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타깃 산업 선정 및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성욱 충북테크노파크 산업기획팀장
권성욱 충북테크노파크 산업기획팀장

이를 위해 먼저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관련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는 곧 만사'라고 했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최근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접지역 세종(전기자율자동차, 바이오헬스, 첨단신소재)과 천안(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수소차,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의 사이에서 우수한 인력확보는 충북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또한 같은 지역 내 산학연관 혁신기관들의 능동적 참여와 산업간 융합을 위한 공조가 필요하며, 지자체의 역내 기업 기술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기술력 있는 기업유치도 병행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가 경제 위기감 고조에 따른 충북만의 전략을 통해 지역 혁신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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