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가 카페로 변하는 공간 가변화… 배움에 즐거움 더하다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충주 중앙탑중학교는 국보 이름을 지닌 국내 유일의 학교다. 올해 3월 1일 문을 연 신설학교로 국토의 중심인 충주시 중앙탑면 용전리에 위치해 있다.

중앙탑중은 교과교실제 운영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교과교실제는 교과마다 특성화된 전용교실을 갖추고 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교과교실로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 학교운영방식이다. 수업운영체제를 기존의 '학급 중심'에서 '교과 중심'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중앙탑중에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도덕, 예능 등 교과별 수업존이 설치됐다. 이동수업을 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년별 홈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곳에는 사물함과 탁자·의자, 디지털피아노 등을 구비해 학생들의 수업준비·휴식 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학교의 교무실은 교실 사이에 위치했다. 각 층마다 교과목 교사실을 배치해 교사와 학생들의 활동공간을 밀착시켜 밀접한 관계유지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학생들의 건의로 노래방도 만들었다. 2학기부터 학생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층을 구별하게 위한 숫자, 화장실 표시 등 사소한 것에도 디자인요소를 가미해 미적 환경을 만들었다.

중앙탑중은 충북도교육청의 2019년 행복 공감 뉴스페이스 사업에 공모·선정돼 사용자 참여설계 과정을 통해 미비한 공간구성을 완성할 예정이다, 구성원들의 톡특튀는 아이디어가 기대된다. / 편집자

충주기업도시 내에 설립된 중앙탑중은 택지개발지구단위 계획단계에서 학교부지를 결정해 지리적으로 그다지 좋지 않은 곳에 자리 잡았다.

학교 앞쪽으로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접 도로와의 고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인접한 고층아파트를 세워놓고 그늘이 어느 정도 드리우는지 시뮬레이션을 거쳐 교사동, 운동장 등의 위치를 결정했다. 동쪽 방향을 여는 ㄷ자 형 구조로 교실의 채광문제를 해결했다.

이 학교는 또 공간의 물리적 경계를 최소화 하는데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각각의 공간에 부여된 물리적인 기능의 경계를 허물어 공간의 복합화를 꾀했다.

교과실 형태로 지어진 중앙탑중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도덕, 예능 등 교과별 수업존을 만들어 이동수업을 한다. 학생들의 이동수업에서 오는 불편함, 피로감 등을 줄이기 위해 학년별 홈베이스도 설치했다. 이 곳에는 학생들 사물함과 탁자 등을 갖춰 수업준비, 휴식공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학교의 교무실은 일반학교와 다른 모습이다. 별도의 한 공간에서 모든 교사들이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의 중간에 교과목별 교사실을 마련했다. 교사실이 학생들의 활동공간인 교실 사이에 위치해 학생들과의 밀접한 관계유지가 가능한 구조다.

교실출입문은 미닫이로 상황에 따라 복도와 분리되기도 하고, 한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 출입문 중간부터 위쪽은 투명유리로 처리해 교실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교실출입문 뒤쪽에는 백보드를 설치해 프로젝트수업이나 팀별 토론회 등을 진행할 때 판서가 가능하다. 모든 교실에 전면과 측면 2개 등 총 3개의 칠판을 설치해 학생들의 학습보조기구로 활용하도록 했다. 1학년 3반 학생들은 행복공감캠프에서 선언한 내용을 출입문 칠판에 붙여 놓았다.

안수현 교사는 "교실출입문를 유리창으로만 바꾸었을 뿐인데도 경직성에서 벗어나 훨씬 자유롭고 한계의 틀을 벗어난 느낌"이라며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교실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공간을 쉽게 넘나들 수 있는 것 같고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도 처음에는 수업 공개에 부담스러워했고, 다른 교사의 수업을 보는 것이 부끄러워 바닥을 보고 걸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지금은 복도를 지날 때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관찰하게 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탑중은 교실과 교실 사이의 경계도 가능하면 가변 형으로 만들어 학생 수, 수업 내용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복도도 통행의 기능을 넘어 학습의 보조공간으로 고민했다. 일반 학교보다 넓은 복도에 설치된 미디어스페이스는 수업연계 전시나 카페로 활용하고, 쉬는 시간에는 놀이공간으로 사용자들에 의해 용도가 결정된다.

중앙탑중에는 노래방도 있다. 학생들이 '우리들의 공간꾸미기' 회의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학교에서 수용했다. 댄스실, 공부방도 꾸몄다. 노래방과 공부방은 학생회에서 규칙을 만들어 2학기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홍지혜 학생회장(3년)은 "학생들의 이용공간이 많아 지금도 만족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 버스킹 공간을 더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채영 학생(3년)은 "전에 다니던 학교와 달리 넓은 공간으로 탁트인 느낌이 좋고 언제든지 교실 안을 볼 수 있어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진 구조"라며 "층별 색깔도 다양해 아이들을 활발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기를 보낸 중앙탑중은 아직 시설이 미비해 도교육청의 2019년 행복공감 뉴스페이스 사업에 공모·선정돼 사용자참여 설계과정을 통해 공간구성을 오나성할 예정이다.

신설학교는 깨끗한 건물에 모든 시설을 잘 갖추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시설부분의 예산이 부족하다. 통합이전학교와 달리 대응투자비도 없고, 학교가 신설되기 이전에 세운 전체적인 교육예산에 신설교의 예산은 포함 안 돼 오히려 시설비가 부족한 편이다. 신설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합리적인 예산편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송진각 교장은 "신설학교에 시설비를 또 지원하면 특혜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현장상황을 고려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뉴스페이스 사업 예산으로 큰 틀에서 3가지 방향의 공간구성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ㄷ자 건물 안의 광장은 공연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영화감상과, 휴식, 수업, 공연 등 4가지 목적을 가진 공연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공간도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행사나 수업의 규모·형태에 따라 다각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또 체육관으로 이동하는 넓은 통로는 갤러리로 만들 예정이다. 평소에는 학생들의 교과물 전시장으로, 지역화가 초청 기획전시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요구사항인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카페는 학생 자치실을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학생 스스로 운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21학급 규모로 지어진 중앙탑중은 전학생이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유휴공간이 있어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 남는 과학실을 쓰고 있는 가사실과 댄스실 등은 21학급이 다 채워지면 일부는 원래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공간 꾸미기에 반영하고 있다.

또 국보이름의 학교특색을 살리기 위해 지역과 연계한 역사문화교육도 준비 중이다. 예성문화연구회와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구성을 협의했으며, 문화재청과의 연계도 모색하고 있다.

송진각 교장은 "학교의 공간을 교육과정과 맞물려 꾸미면 교과서와 교실에서 주로 하던 수업을 실제 체험위주로 가능하다"면서 "제일 먼저 배움이 즐거워야 되고, 그 배움을 나눔으로 실천하고, 아이들이 평화로운 삶을 학교에서 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중앙탑중학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 김금란, 이지효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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