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임훈 단양소백중학교 교사

자료사진 / 임훈 교사 제공
자료사진 / 임훈 교사 제공

요즘 '가짜뉴스'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유포되고 있다. 옛날에도 가짜뉴스가 있었을까? 요즘 조선시대에 풍문을 조작한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개봉했다고 한다.

역사교사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학생들에게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고민해 본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어 1인 미디어가 언론이 되고,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를 들어, 단양에는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에 대한 이야기가 전한다. 얼마 전 장회나루를 지나면서 보니, 이황과 두향의 동상과 이야기를 적어놓은 비석들이 새롭게 설치되어 있었다.

과연 진실일까? 기록을 찾아보면 이황이 단양군수로 있었고, 두향이라는 관기(官妓)가 이 지역에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서로 같은 시대와 장소를 살았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1977년 '단양군지'에서는 강선대를 소개하면서 '명기 두향의 묘가 있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70년대 후반 소설가 정비석이 쓴 '명기열전'에 처음 언급되는데, 이에 대한 마땅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고, 문중에서 들었다고만 말했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이황이 단양군수를 그만둘 때 두향이 퇴계에게 매화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 후 퇴계가 매화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낀 이유가 두향을 잊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그럴싸하지만 허구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퇴계를 숭상했던 많은 문인들이 이에 대해 하나의 문장도 남기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초여드렛날 아침, 선생은 일어나자마자 제자들에게 '매화에 물을 주라'고 말씀하였다. 오후가 되자 맑은 날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흰눈이 수북이 내렸다. 선생은 제자들에게 누워있던 자리를 정리하라고 하였다. 제자들이 일으켜 앉히자 선생은 앉은 채로 숨을 거두었다. 그러자 곧 구름이 걷히고 눈도 그쳤다."

앞의 글을 보면 인생의 마지막에 세상의 근심걱정을 초월한 고귀한 선비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이런 예는 많이 있다. 임진왜란 때 왜장을 껴 앉고 죽음을 맞이했다는 논개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논개에 관한 초기 자료들은 자세한 기록이 없는데, 요즘에는 '주'라는 성씨의 양반 출신이고, 출생지와 근거지에 대해 진주시와 장수군이 서로 자기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없던 이야기를 이렇게 잘 만들어 내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임훈 단양소백산중 교사
임훈 단양소백산중 교사

영화 '안시성'에서 성주의 이름을 양만춘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배우고 알고 있지만, 조선 후기에 이르러 처음 언급된 신빙성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보기를 원하지만 학생들은 진짜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비판하는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NIE적용

1. 진짜 찾기를 위해 믿을 수 있는 자료까지 탐구하기

2. 끊임없이 회의(懷疑)하고 고민하는 삶의 자세를 갖기

3. 사건과 이야기의 연결 오류를 발견하고 다시 고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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