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국 장관 청문회에서도, SNS에서도 오상방위라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말이 돌았다. 오상방위 논쟁은 후보에게 오직 창피를 주려는 것으로 보였다. 보기 좋지 않았다. 오상방위란 삼국지(三國志)에서 여백사 가족이 조조를 대접하려 짐승을 잡는 소리를 자신을 죽이려는 것으로 착각한 조조가 그들을 몰살시킨 사례에 비유할 수 있다. 오상방위가 정당방위가 되려면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만 조조는 없었다. 즉 위법하다. 그럼 조국 장관 임명에 있어서 오상방위는 없었는지 살펴보자.

"본인의 위법이 없음에도 의혹만으로 철회를 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 권력기관 개혁을 하겠다." 장관 임명의 변(辯)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논리에 휩싸인 청문회 정국을 정쟁으로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보았고, 더 이상 야당의 공격에 밀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조국 장관을 임명했다. 한달 넘도록 야권에서 쏟아부은 화력을 볼 때 전쟁 상태라 할 만하다. 그러니 임명 반대 여론이 가짜 뉴스에 속았거나,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라면 조국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정당방위라 할 만하다.

먼저 의혹만으로 반대한 것인가? 과거 박근혜 탄핵 때 찬성은 79%였고, 조국 임명 반대는 53%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자들 중에서도 29%가 반대했다. 보수 야당의 지지율은 답보상태이다. 반대 여론은 진영과 상관없이 냉정하게 판단했고, 가짜 뉴스를 구별할 줄 아는 똑똑한 민주 시민이다. 의혹만으로 또는 가짜 뉴스에 속아서 반대를 한 것이 아니다.

그럼 반대 여론은 개혁에 반대했는가? 그들 중 상당수는 진보로 칭하든 보수라 불리든 개혁에 찬성했다. 다만 그 개혁은 '원칙과 상식'을 바탕 한 것이고, 개혁 대상은 '반칙과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반칙과 특권의 주체는 개혁 대상일 뿐 주체일 수 없다는 상식대로 판단했을 뿐이다.

착오로 학살을 한 조조는 그 집을 나와 마을을 벗어나다 여백사 본인을 만난다. 가족을 잃은 여백사의 보복을 걱정한 조조는 그를 죽이며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으리라!"라는 말을 남긴다. 이렇게 권력은 생존을 위해 오만을 향해 간다.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br>
김석민 충북법무사회 회장.

진보의 딸과 보수의 아들이 논문 제1저자임은 같다. 이제 보수의 아들을 검증해 보자고 한다. 똑같은 수준이니 더 이상 투표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 웃지도 못할 희극이다. 왕족을 처벌하는 용 작두를 대령하자 왕족 회의에서 포청천은 피의사실 공표죄의 범죄자이니 개 작두로 먼저 벌하자고 한다. 명예박사 주제에 대학 총장이 된 자는 말 한마디로 초토화된다. 역시 권력은 생존을 위해 오만을 향해 간다. 이제 보니 서로 똑같아서 그동안 서로 덮어 주던 게 아닌가 의문이다. 정확히 가려 보았으면 한다.착오는 누구에게 존재하는가? 임명 반대 여론은 냉정했다. 가짜 뉴스에 따라, 위법 유무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상식대로 판단했을 뿐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재미라도 있었지만 조국 대전 잔혹사는 볼수록 가관이다. 제발 어린 학생들이 기회가 평등한지 보고 있음을 생각하자.

키워드

#기고 #김석민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