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충북청년희망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난 9월 9일의 일이다.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하드웨어를 갖추기는 어렵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임을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제 충북의 청년센터인 '충북청년희망센터'가 청년들의 거점공간으로 개소하였으니 앞으로의 운영방향을 설정해 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세심히 검토해 보고, 개선점을 찾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우선은 새롭게 단장한 시설을 살펴보자. 충북청년희망센터는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 다목적 회의실 1개소, 세미나실 1개소, 상담실 1개소, 창업공간 6개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업공간에는 이미 6개 기업이 입주하여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시설은 여느 청년센터가 갖추고 있는 것과 견주어 봐도 훌륭하게 구성했다.

청년센터는 청년들이 접근하기 좋은 교통이 편한 곳에 있어야 한다. 지금 위치한 곳은 대중교통이 지나는 간선도로이며, 걸어서 10분 거리에 대학교와 고등학교 등이 인접해 있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이다.

운영프로그램 측면을 생각해보자.

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취업자를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뚜렷한 목적 없이 찾아오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으로 청년센터의 고객을 구분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창업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서비스하고 있다. 입주한 기업간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창업초기 비용을 현금으로 일정액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전문 컨설팅 서비스도 이용가능하다고 한다. 부가적으로 창업아이템 경진대회, 창업동아리 지원 등의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구색은 잘 갖추고 있다. 다만,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주로 교육서비스에 한정되어 있다. '알아야 잡(job)지'는 취업환경 등 청년들이 알아야할 내용들을 단기간에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배워야 잡(job)지'는 개인의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가봐야 잡(job)지'는 지역의 우수한 기업들을 청년들이 알아갈 수 있도록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외에 직업상담사를 통한 취업연계 서비스, 스터디 그룹 컨설팅 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편성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단기교육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교육과 그보다는 좀 더 길게 교육해야하는 과정 등을 교육생들의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다듬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교육내용을 끊임없이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냥 찾아오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청년희망센터에는 코워킹스페이스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것 외에 특별한 지원 프로그램이 없다. 무료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가능하다고 해도 접근성이 좋다고 해도 청년들이 찾게 만드는 다른 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들 들어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든지 버스킹 같은 공연을 유치한다든지 청년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문화 서비스 프로그램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청년희망센터가 고민할 부분은 바로 이런 문화적인 측면에 집중되어야 한다. 청년들의 피드백은 청년센터를 찾는 청년들이 많아야 더 확실한 자료가 된다. 자연스레 많이 찾는 공간에는 그들만의 동아리가 생기고 나름대로의 문화가 생긴다.

충북청년희망센터라는 조직이 2016년부터 운영되었다고 하지만 이제 새롭게 첫발을 뗀 것이다. 지금까지 운영하던 사업을 청년들의 눈높이로 다시 맞춰나가야 한다. 부족한 것은 새롭게 채워 넣어야 한다. 찾아오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심심하면 찾아오게 하는 그런 공간이어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