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벽 여전히 높았다… 한국선수단 '아쉬운 성적'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진행된 청주세계휠체어펜싱선수권대회 경기모습.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진행된 청주세계휠체어펜싱선수권대회 경기모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아시아 최초로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에서 개막한 '청주세계휠체어펜싱선수권대회'가 7일간의 경기일정을 모두 마치고 23일 막을 내렸다. 이에 중부매일은 저비용·고효율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된 이번 대회의 성과와 의미를 살펴본다. /편집자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들의 하반신 마비증상 재활치료를 위해 시작된 휠체어펜싱은 1960년 로마 패럴림픽 종목 채택 후 전 세계로 확산, 우리나라에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계기로 본격 도입됐다.

유럽권 강세를 띄고 있는 휠체어펜싱의 아시아권 저변확대를 위해 청주서 열린 이번 대회는 경기성적에 따라 도쿄 패럴림픽 출전 포인트가 주어져 그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는 평가다.

총 8명의 선수가 출전한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높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종목에 따라 메달획득이 기대되는 선수도 있었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세계 강자들에게 연이어 무릎을 꿇은 것이다.

여자부 에이스 김선미(경기)는 여자 플러레A와 에뻬A, 사브르A에서 각 18위·17위·15위에 머물렀고 권효경(충남) 역시 같은 종목 22위·12위·23위를 기록했다. 권효경이 기록한 에뻬A 12위가 한국 선수단 최고 성적이다. 백경혜(세종)와 장선아(전북) 역시 30~40위권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간판스타 심재훈(세종)은 A경기에서 14위·16위·19위에 올랐고 B경기에 출전한 박천희(세종)는 21위·21위·22위를 기록했다. 조영래(세종)와 이태권(충남)은 각 플러레A와 사브르A에서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한국휠체어펜싱협회 관계자는 "홈에서 치러지는 이점이 있었지만 세계무대 경험이 적은 우리 선수들이 긴장을 해 본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경기결과도 중요하지만 세계대회 출전 자격이 되도 경제적 이유로 참가조차 어려운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규모와 경기장의 압박감 등을 몸으로 느낀 점은 분명한 성과"라며 "출전선수들 뿐 만아니라 전국 휠체어펜싱 선수 및 임원진들이 경기장을 찾아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들의 부진과는 별개로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중국은 운동능력A 종목에서 GILLIVER Piers(인도네시아)에게 남자 에뻬A 우승을 내준 것 외에는 모든 타이틀을 따냈다. 남자 사브르A에서는 TIAN Jianquan가 금메달, LI Hao가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남자 플러레A에서는 CHEN Liqiang과 ZHONG Sai Chun, SUN Gang이 금·은·동을 모두 따냈다. 여자부도 강세는 여전했다. 에뻬A 결승전에서 ZOU Xufeng이 BIAN Jing을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사브르A에서는 BIAN Jing이 폴란드 국적 DROZDZ Kinga를 가볍게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플러레A에서도 RONG Jing이 휠체어펜싱 강국 헝가리의 HAJMASI Eva Andrea를 누르고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중국선수들이 이웃나라 한국에서의 대회개최 이점을 누린 것이다.

최충진 대한휠체어펜싱협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꾸준한 대회참가 인프라를 만들고 선수들의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했다"며 "일반 펜싱이 세계를 제패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휠체어펜싱도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총 예산 6억원(국비 1억원·도비 1억원·시비 1억원·자체예산 3억원)으로 저비용·고효율의 대회를 치르고자 준비해왔다"며 "다행히 대회장소가 면세점, 대형마트, 음식점과 인접해 있어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했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국제휠체어절단장애인스포츠연맹(IWAS)와 대한장애인펜싱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34개국 500여명의 선수 및 임원진이 참석했으며 앤드류 팔슨(Aandrew Parsons)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회장 등 세계 장애인 스포츠 유력인사들이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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