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고즈넉한 시골집에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가을의 상념일까. 아등바등했던 삶을 돌아보니 회한이 크다.

어느덧 인생 한 바퀴를 돌았다. 이제는 누구를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는 것은 부질없다고 추스린다.

세상사에 강개(慷慨)한들 변하지 않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다. 그러니 국가와 정부에 대한 기대 또한 없다.

그렇게 무심하자고 다짐하지만 요즘 정국을 보면 가관이다. 참 후지고 찌질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게 나라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필시 총선을 겨냥한 여야 밥그릇 싸움일 것이다. 이에 울화가 난 것이다. 누가 봐도 그들만의 선거 프레임이기에 역겹다. 조국으로 이 정권의 정의와 공정은 남루한 수사(修辭)가 됐다.그렇잖아도 민생 불안, 경제 불평등, 사회 불공정 '3불(三不) 대한민국'이 아니던가. 남세스러워 아이들에게 법을 지켜야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대신 편법과 탈법, 아첨과 아부가 빠른 출셋길이라면 해답이 될 것이다.

정권 또한 예외가 아니다. 으레 집권 초기나 선거 때면 개혁과 민생을 들먹인다. 뱀의 혀처럼 '디절브'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조국사태 또한 성동격서(聲東擊西)가 아닐까. 실패한 경제를 사법개혁을 내세워 총선에 임하자는 전략일 것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사람으로 치면 몸과도 같다. 그렇다면 법은 옷이고 정치는 화장(化粧)에 비유된다.

하지만 옷이 예쁘고 화장이 곱다한들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회 기강과 경제가 무너지면 촛불 대통령을 두었다 해도 달가울 리 없다. 권력 다툼이 국민의 삶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저 국민들은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정치에 관심이 없다.

중앙, 지방 막론하고 권력은 돈과 명예를 수반한다. 이래서 사람들은 '완장'을 못 차서 안달이다. 여야는 총선과 후년의 대통령 선거 선점를 위한 닦달이 시작됐다.

그 기세격인 '조국내전(內戰)'으로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필자는 법(法)에 대해 잘 모른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상식의 한자가 '법'이라 여긴다.

이치나 규범이 상식에 어긋나면 법이 아니다. 이렇다면 위법은 차치하고 도덕과 윤리에 벗어난 조국 장관은 자격 미달이다. 여권의 '그들만의 리그'는 국민들 보편적 가치와 종종 충돌한다.

법을 관장하는 만큼 영(令)이 서질 않을 것이다. 공분하는 국민에 대한 태도 또한 아니다. 자존과 체면을 모르는 사람은 부덕의 소치를 모른다. 그렇게 오기의 정치를 하다보면 정권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정치인에게 바른 사회관, 국가관을 찾기란 무망한 일이다. 그것도 사법개혁을 하겠다하니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개혁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자신의 허물과 같은 살가죽을 도려내는 일이다.

'적폐'를 청산하자면 기꺼이 내 살을 찢는 희생이 요구된다. 어느 권력이든 자체가 적폐이기에 권력을 놓으면 그것이 개혁이다.

공허한 적폐와 신적폐 공방에 국민들 등골만 터진다. 민생은 뒷전이고 권력만을 쫓는 괴물들의 아귀다툼이 아닐 수 없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그런 사이 경제는 망가지고 외교, 안보는 불안하다. 작금의 현실은 구한말을 연상케 한다. 나라다운 나라, 반듯한 대통령을 두기가 이렇게 힘든 일일까. 평생 면목 없는 대통령을 보는 것도 이제는 지겹다. 경제니 개혁이니 포장된 대통령들, 하나같이 '양치기 소년'이었다. 해는 지는데 갈 길이 먼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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