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조례도 없이 구단 12년 동안 주먹구구식 운영

천안시청축구단 경기 모습
천안시청축구단 경기 모습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2008년 창단해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천안시청축구단이 12년 동안 관련 조례도 없이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는 천안시가 프로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4일 천안시에 따르면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유치 협약에 따라 시는 2022년까지 프로구단을 창단해야 한다. 시는 2020년 9월 이전 프로축구연맹 가입, 2021년 사무국 구성 후 선수단 선발, 2022년 프로 2부 리그 참가 등의 일정을 세우고 구단 운영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

이 과정에 천안시청축구단의 미래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 다만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축구단 특성상 2개 구단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데에 이론이 없어 천안시청축구단의 퇴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천안시청축구단의 퇴출 수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관측되고 있다.

천안시청축구단은 창단 12년 만에 팀 마케팅을 시작했다. 경품권과 싸인볼, 머플러 등을 제작해 판매를 시작했고 11번의 홈경기에서 499만원의 수익을 냈다. 구단 창단 후 최초다. 천안시청축구단은 2020년에는 입장권까지 판매해 수익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축구단 수익에 대한 관리 규정이 없어 처음 발생한 수익은 모두 천안시로 편입됐다. 천안시청축구단 입장에서는 많이 제작판매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이상한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안시청축구단은 천안시에 관련 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또 입장권 판매를 위해 경기장을 축구센터에서 종합운동장으로 이전해줄 것도 요구했다. 돌아온 대답은 "조금 있으면 프로구단 창단할 건데 이제 와서 무슨"이었다.

시는 2008년 천안시청축구단 창단 후 12년 동안 축구단 운영 조례를 상정하지 않았다. 매년 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축구단 운영에 있어 기존 '천안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설치 조례'에 축구 종목을 추가하는 것으로 수고를 덜었던 것이다. 서울연고의 이랜드 축구단에 종합운동장을 내준 천안시가 본인들의 팀에게는 '잔디보호'라는 이유로 홈구장 이전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축구인 A씨는 "이런 상황이라면 천안시청축구단은 무의미한 1~2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면서, "시청축구단을 해체할 것이 아니라 시청축구단의 역사를 프로구단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고 선수들에게는 활약상에 따라 일종의 고용승계 등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프로구단을 언제 창단할지 보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고민의 무게를 둬야하며, 천안시청축구단을 통해 시범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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