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아야 잘 자란다
잘 놀아야 잘 자란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9.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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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교사 이야기] 김초윤 만수초 교사

점심을 먹고 난 후 종종 학교 한 바퀴를 돌며 산책을 할 때가 있다. 점심시간이면 으레 운동장과 학교 건물 주변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노는 아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볼 때면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해진다. 아이들의 재잘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아,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구나!'를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노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데도 그렇게 하지 못하던 시절도 지나왔다. 일제형 시험이 강조되는 시기에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것이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신체활동이나 놀이가 아이들의 인성 발달이나 사회성 발달에 좋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공부에만 매달리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설 때가 많다.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없는 우리의 현실은 놀이가 어린이들에게 당연한 권리임에도 그러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놀이는 단순히 놀이가 아니다.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능력과 자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놀이를 하는 동안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협의하고 갈등을 풀어나가고 순수하게 경쟁하는 등 아이들 사회성 발달에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스스로 만든 규칙들을 지켜나가며 아이들끼리 잘 어울리기 위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야말로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려면 잘 놀게 해야 한다. 혼자서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아야 한다. 요즘 가정에서 아이들은 하나나 둘이다. 대부분 형제자매가 하나 또는 둘이기 때문에 함께 어울려 무언가를 해보는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이 많이 놀아야 되는 이유는 놀이의 교육적 효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놀이는 아이들이 원만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발달을 돕는다. 놀이는 아이들의 신체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발달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함께 어울려 놀면서 사회성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킨다. 함께 어울려 노는 놀이는 기본적으로 서로간의 소통을 전제로 한다. 김정운(2011)은 인간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은 상황이나 사물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관점획득'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놀이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 놀이는 창의성을 신장시킨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놀이가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를 촉진시킨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고 나아가 상황에 따라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창성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놀이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융통성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창의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지적 요소가 된다. 4차 혁명의 시대에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창의적 사고력이다.

넷째, 놀이는 상상력을 증진시킨다. 놀이는 가상현실에 대한 재현이다. 어렸을 적 우리는 소꿉놀이를 하면서 엄마도 되어 보고 아빠도 되어 보고 여러 가지 역할들을 해보았다. 이렇듯 놀이는 가상현실을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놀이 상황에서 그 상황에 맞게 행동하려면 상상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다섯째,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경우 학업이나 학원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아이들과 수업 도입단계에서 종종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날씨로 표현하는 '마음 날씨' 시간을 가질 때가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학원' 때문에 마음이 우울하고 흐리고 비가 내린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학원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적당히 풀어주어야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풀어내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면 어느 순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감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놀이'이다. 놀이를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이완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놀이는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초윤 만수초 교사
김초윤 만수초 교사

우리나라 사람들은 '놀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 하는데 놀면 웬 지 불안하고 뒤처질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잘 놀아야 잘 자란다. 놀이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이다. 오죽하면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에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내용까지 있겠는가? 부모는 아이들이 충분히 놀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부모가 그리고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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