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편 약물 추가 검사서 수면유도제 성분 검출
고유정, 지난해 11월 같은 성분 약물 처방 받아

충북경찰청 / 중부매일 DB
충북경찰청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경찰이 전 남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구속기소)을 의붓아들 살인사건 범인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의붓아들 A군(5)까지 고유정이 살해한 것으로 확정되면, 그는 두 달 새 2명을 연쇄 살해한 혐의를 받게 된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5개월이 넘는 수사 기간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각 분야 전문가 자문을 거친 결과,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이 의붓아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고유정을 지목한 데는 휴대전화 분석 결과와 수면제 검출 등 과학수사를 통해 드러난 정황 증거 때문이다. 경찰은 고유정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군이 숨진 날 새벽 그가 잠들지 않고 깨어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군의 사망추정 시간은 지난 3월2일 오전 5시께다. 경찰은 고유정이 그 때 깨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고유정은 경찰조사에서 "사건 당일 남편과 A군이 자는 다른 방에서 잠을 잤으며, 아침에 깨어보니 A군이 숨져 있었다"며 "왜 사망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전 남편을 살해한 수법으로 의붓아들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해 11월 제주의 한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경찰은 최근 현 남편 B씨(37)의 모발을 추가 검사해 특정 수면제 성분을 확인했다는 통보를 국과수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군이 살해된 그날 새벽에 한 번도 깨지 않았다.

B씨는 "아내가 아들이 숨지기 전날 저녁으로 카레를 줬다"며 "수면제를 탄 음식을 먹이고 전 남편을 살해한 방법과 동일하게 아들을 살해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유정은 A군을 살해하기 전인 지난 2월 집에 있는 컴퓨터로 질식사 관련 뉴스를 읽어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이 확인한 뉴스는 2015년 친아들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질식사시킨 사건이다.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했을 것이라는 정황 증거만 갖고 있을 뿐 결정적인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고유정을 검찰에서 기소하더라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사건을 마무리한 경찰은 수사자료를 청주지검에 보내 최종 결론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고유정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며 "검찰과 최종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한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께 충북 청주에 있는 고유정 부부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집에는 고유정 부부 뿐이었다. 경찰은 지난 5월 통보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이 10분 이상 강하게 눌렸을 가능성이 크며 사망 추정 시각은 오전 5시 전후"라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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