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16곳 중 절반인 8곳 소독시설 미설치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 경기도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인접한 충청권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축산분뇨 소독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밝혀져 돼지열병 사태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환경부 소관 충청권 16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의 소독시설 유무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절반인 8개소에는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29일 밝혔다.

소독시설 미설치 공공처리시설은 충북 진천·충주·괴산 3곳과 충남 금산·아산·예산·천안·논산 5곳이다.

특히 이들 미설치 8개소 중 괴산과 논산 2개소는 연계처리 시설(가축분뇨와 일반 하수를 모두 모아 최종 처리하는 시설)에서 조차 소독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축가의 분뇨들이 소독 없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과 24일 2차례 확진판정을 받은 경기 파주지역의 가축분뇨는 파주1처리장과 파주2처리장에서 처리되는데, 이 중 파주2처리장에는 연계처리시설을 포함해 아무런 소독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파주1처리장에는 염소소독시설이 설치돼있긴 하지만 해당 소독 시스템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에 유효한지 여부는 아직 증명된 바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확진판정 받은 농가의 처리시설 4개소에 대해 유입수·처리수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고, 발생 농가의 가축분뇨가 유입된 처리시설은 즉시 가동을 중단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최대 21일의 잠복기간이 있고, 잠복기간 동안 우리의 방역 시스템을 뚫고 바이러스가 하천 등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 진다"며 "이제라도 전국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대상으로 소독시스템을 긴급 점검하여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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