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광고 '보이콧' 응수… "오만한 행태" 비난

제천시의회(자료사진) / 뉴시스
제천시의회(자료사진) / 뉴시스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제천시의회(의장 홍석용)가 특정 언론사의 비판 보도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홍보 예산 1억원 전액을 삭감하자 지역 문화·예술단체는 물론 일부 공직자들까지 나서 언론길들이기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제천시가 10∼12월 계획하고 있는 겨울축제와 제천의병제 등 각종 축제와 행사 관련 홍보 및 광고가 전면 무산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지난 25일 예산 심의에서 '(시의회)비판 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사는 광고를 집행하지 말자'는데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는 이날 집행부 홍보담당 관계 공무원의 예산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위한 자리에서도 지역의 특정 인터넷 매체의 보도 내용을 거론했다. 

위원회는 이를 두고, "없는 일을 마치 있는 일처럼 비화한 기사를 통해 시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이런 언론사에는 홍보비를 지급하지 말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예결위 A위원은 "다수의 언론이 내가 한 5분 발언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석상에서 사적인 불평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마치 집행부 홍보담당 부서의 책임인 듯한 어처구니없는 A위원의 '망언'이 알려지자 일부 공직자 및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이 "시의원 신분을 망각 한 행태"라고 비판하고 나서며 시의원 자질 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특정 인터넷 매체에 대한 불만을 전체 언론과 집행부에 전가하려는 얄팍한 의도는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역 언론을 짓밟는 행위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김병권 예결위원장은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비화한 기사로, 의원 및 가족까지 눈총을 받고 있다"며 "일부 인터넷 언론에 한정됐을 뿐 다른 언론사와 관련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홍보 예산 삭감과 관련, 그는 "집행부 담당부서에 '악의적인 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사는 광고비를 책정하지 말라고 수차례 요구했는데, 이후에도 지켜지지 않아 불필요한 예산이라고 생각해 삭감을 결정했다' "며 상식에 어긋난 변명으로 일관했다.

뜻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홍보 예산은 집행부가 광고를 하기 위해 필요로 한 예산이지, 왜 언론에 대한 불만을 예산 삭감으로 분풀이 하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구태의연한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천지역 문화·예술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가) 당초 계획한 축제 및 행사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시의회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돼지열병이 확산되는 상황에도 국외출장을 강행하려다 취소한 시의회는 '졸속 의정'이전에 먼저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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