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로 하여금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가 법을 잘 준수하고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행위다.

내달 2일부터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국감에서 교육 분야는 어느 때 보다도 국민적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조국 장관의 아들과 딸 '입시 특혜' 의혹을 놓고 벌이게 될 여야 공방은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충북도교육은 내달 14일 대전교육청에서 국감을 받는다. 올해 충북의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굵직굵직한 사안들도 국감장에서 집중 포화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달 일어난 사제 간 성 추문 사건이다. 도내 중학교 여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남학생 제자와 성관계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으로 파문이 일었다. 이 교사는 13세 미만인 형법상 미성년자의제 강간죄 대상도 아니고 강압 등에 의한 성관계도 아닌 것으로 보고 형사적 처벌을 면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불거진 청소년 그루밍 성범죄도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다. 특히 사제간의 성 문제를 바라보는 교육감의 시각과 함께 그로 인한 도교육청의 미온적 대처가 더 큰 문제로 부각됐다. 당시 김병우 교육감은 "이 사안은 '개인의 일탈'로 보고 있다"면서 "개인 대 개인의 감정 부분에 대해 공적인 기구에서 어느만큼 개입할 수 있느냐, 관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민주사회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 한다"라고 입장을 밝혀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조폭을 뺨치는 학교폭력에 대한 부실대책도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지난 6월 제천의 한 고교에서 동급생을 잔혹하게 폭행한 학교폭력이 일어났다. 지난해 10월 제천의 한 학교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집단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여고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또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폭력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자 한 지역의원은 도교육청과의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도교육청의 부실대처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가 국감의 단골메뉴로 등장한지 오래됐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보은인사의 한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공모서류 자기소개서에 특정단체 활동은 물론 교육감 인수위 활동 사실도 버젓이 공개해 인사의 투명성·객관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더욱이 이렇게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교장자리를 차지한 일부 내부형 교장들의 음주로 인한 일탈은 도를 넘고 있다.

올 여름 충북은 물론 전국을 뜨겁게 달군 도내 여학생 실종사건은 11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해 우리에게 기쁨을 안겼다. 하지만 이 여학생의 수색활동이 한창이던 기간에 김병우 교육감이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교육수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충북교육이 민망하고 불미스러운 일로 전국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자 '교육의 도시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한탄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번 국감은 당리당략을 떠나 충북교육이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 실현과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교육풍토를 마련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국정감사가 되길 기대한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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