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청주시 옥산면이 예방관리 차원에서 양돈장 방역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청주시 옥산면이 예방관리 차원에서 양돈장 방역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경기도 북부와 인천 강화 등지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로서는 주춤한 상태지만 유입 경로가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현재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고 폐사율이 100%에 이를 정도로 위협적인 이 질병은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매년 반복되다시피 하는 AI는 축산산업에 방역과 소독을 빼놓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이미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을 거쳐 북한 전역을 휩쓸며 양돈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린 ASF의 전파력과 파괴력은 가축전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정도다. 정부와 지자체가 초기 방역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로서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경험하지 못했던 가축 질병, 특히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변종을 비롯해 새로운 가축전염병의 창궐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따라 방역기간과 범위, 관리대상의 확대 등 방역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으로부터 큰 위협을 받고 있지만 현대인의 식탁 구성에서 축산은 빠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축산이 현대 식생활의 질과 양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그런 만큼 축산기반을 지키는 일은 국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축전염병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은 정부 및 지자체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충남의 양돈과 충북 오리·닭 등 충청권의 사육규모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따라서 이같은 가축전염병 확산은 축산산업의 위기와 함께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ASF의 국내 첫 발생과 함께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경기도,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에서 준비한 축제가 열리지 못하는 등 또 다른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례만 살펴봐도 국내 최대규모 양돈지역인 충남 홍성군의 2건과 2018년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축제 등 전국적으로 전면취소, 연기된 축제가 20여건에 달한다. 겨울철만되면 닭·오리 사육농가들을 긴장시키는 AI는 지자체 한 곳의 방역·소독 비용만 수억원에 달하고, 한번 발생하면 살처분 등에 많게는 수십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한번 발생하면 빠른 확산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가축전염병의 특성상 방역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ASF로 살처분하고도 폐기물 유출로 피해가 커졌던 베트남의 사례처럼 이제는 가축전염병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또한 가축전염병들은 그 대상이 다양하고 다른 만큼 각각의 특성이 다르고 대응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 한마디로 갈수록 가축전염병의 사전 차단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가축전염병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 전면적인 방역체계을 갖춰야만 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