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10월 3일은 제4351주년 개천절이다. 개천절은 서기전 2333년에 국조 단군이 우리 민족 최초의 민족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했음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로 3·1절, 광복절, 제헌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 5대 국경일이며 민족사의 출발을 경축하는 기념일이다.

개천절의 '개천(開天)'은 엄밀히 따지면 단군조선의 건국일보다 124년 앞서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신시(神市)를 열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서기전 2457년 음력 10월 3일을 뜻한다. 따라서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민족의 전통적 명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랫동안 모두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이고 단일민족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렇게 개천절을 통해 반만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의 민족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키며 살아오던 우리가 지금은 네 편 내 편으로 나뉘어 너무 싸우고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사회의 다원화가 진전되고 개인주의나 세계주의 또는 서구중심주의 같은 탈민족적 사조가 확산되면서 개천절의 의의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져 가는 것도 사실이고, 하나의 민족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종족이나 인종, 민족들이 섞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형성 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혈통이 섞였더라도 일단 하나의 민족이 형성되었으면 그것은 단일한 민족이다. 많은 혈통이 유입되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정치적·문화적 민족으로 성립하여 오랜 기간 공통의 역사와 같은 문화를 공유한 사회·문화적 공동체를 유지해 온 대한민국은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된 '단일 민족 국가'이다. 이것이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워 타민족에 대한 배타주의나 국수주의로 빠지는 것은 안 좋겠지만 국민의 힘을 모아 국제경쟁시대에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화합을 생각하며 개천절의 의미를 되새겨보았으면 한다.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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