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역·의림지 부변에 '테이크아웃 불리수거함' 2개 설치
시의회 요구 따라 1천 560만원 들였지만 분리수거 안돼 난감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제천시가 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개당 수백만원짜리 '테이크아웃 용기(일회용 커피 컵)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제천역과 의림지 수변무대 앞에 설치한 분리수거함에는 테이크아웃 일회용 용기와 일반 쓰레기가 마구 섞여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3일 제천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 분리수거함은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산건위)의 요구에 따라 시행됐다.

산건위는 인천 모 구청의 관광시설을 둘러본 뒤 지난 5월 이와 유사한 분리수거함 설치를 집행부에 요청했다.

이에 시 담당부서는 1천560만원(개당 780만원)의 예산을 들여 2개의 분리수거함(높이 1.5m, 폭 1.1m)을 제천역과 의림지 수변무대 앞에 각각 설치했다.

집행부는 산건위 위원들이 촬영해 온 분리수거함 사진을 넘겨받은 뒤 해당 지자체에 문의를 거쳐 같은 업체에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판 재질로 만들어진 분리수거함 겉면에는 제천시 마스코트인 박달이와 금봉이가 새겨져 있으며, 내부에는 일반 플라스틱 통이 들어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 컵 모양으로 제작된 수거함에는 '플라스틱 패트컵(PET CUP)'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을 뿐 무슨 시설물인지 안내 표지 조차 없었다.

빨대와 컵 투입구가 엄연히 분리토록 돼 있는데도, 지난 3일 확인 결과 분리수거함에는 일회용 용기와 일반쓰레기가 마구 섞여 있어, 당초 예상과 달리 분리수거에 어려움이 뛰따를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의회의 요청에 따라 담당공무원들을 현지에 보내 (분리수거함을) 확인했다"며"유사한 테이크아웃 일회용 분리수거함을 제작하는 업체가 몇 곳 밖에 없어, 그중 한 업체를 선정해 제작을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치 장소를 고려해 크기와 안전성, 미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며 "강판 재질에 주문 생산 제품이다 보니 가격이 비쌌다"고 해명했다.

산건위 소속의 한 의원은 "집행부에서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고 해서 2주전 현장을 나가봤다"며 "그 자리에서 '(의원들이)얼마를 주고, 몇개를 설치했느냐고 물어 본뒤 깜짝 놀랐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자위)우리가 집행부에 권유한 테이크아웃 쓰레기통과는 전혀 다르다"며 "시민의 혈세로 예산을 집행하면서, 아무리 시의회가 요청했다 하더라도, 한번쯤은 생각했어야 할 것"이라며 집행부 측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 했다.

그는 " '이렇게 고가의 수거함이라면, 의회와 먼저 상의한 뒤 설치했어야 할 것 아니냐'며 관계 공무원을 나무랬다"며 "쓰레기통 한개에 수백만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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