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지난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1991년 유엔연합에서 10월 1일을 노인의 날로 제정하였고 우리나라는 1997년에 국군의 날을 피해서 이날로 정했다. 아울러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경로효친 사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무척 의미있는 날이다.

1차 베이비 무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노인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인만의 가구 증가, 부모에 의탁하는 미취업 청년의 증가, 100세 시대의 기대 등은 경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고령 인구 점유율이 높아지고 경제인구가 적어짐에 따라 현재 65세인 노인연령 기준을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한 시도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노인에 대한 개념을 생물학적 노화를 기준으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연령에 따라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노화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고 심리적, 사회적 노화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노년학회는 노인을 다섯가지 특성을 지닌 사람으로 설명하고 있다. 환경 변화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기능이 감퇴되고 있는 사람, 생체의 자체 통합능력이 감퇴되고 있는 사람, 인체 기관·조직·기능에 쇠퇴현상이 일어나는 시기에 있는 사람, 생활상의 적응능력이 결손되어 가고 있는 사람, 조직의 예비능력이 감퇴되어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람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권중돈, 2012)

그러나 실제 사회에는 기능이나 능력의 감퇴는 없지만 제도나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결손된 젊은이 답지 않은 젊은이들이 많다. 서구화되고 제도화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지면서 자포자기하는 무기력 현상이기도 하지만 단지 그 정도로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퇴직시기에 있는 사람들이 제일 고민하는 것은 남은 인생동안 어떻게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것인가이다. 은퇴 전에 재산을 모아 두거나 인생 2막을 열어갈 직업을 구해야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실에 적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촌에 가서 농사 짓지'라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농사가 쉬운 일은 아니다. 논밭을 어떻게 일굴 것인지, 뿌려 놓은 씨앗이 제대로 클 것인지, 병충해는 없는지, 제대로 된 과실을 얻을 수 있는지…,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접근하여야 한다.

그래도 농촌생활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농촌생활을 권한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이 중년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희망사항으로서 농촌 생활이 아니라 현실로서의 농촌 생활을 권하는 것이다. 굳이 상업농을 할 필요는 없다. 식재료의 많은 부분을 텃밭을 일구어 얻을 수 있어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귀촌·귀농인들의 정착을 위해서 재정투입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재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2016년도 농협법 개정을 통해서 귀촌·귀농인들에 대한 교육을 농협에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법상 비농업인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여지를 터 놓고 농촌 및 농업을 유지, 지탱할 수 있는 역할을 농협이 하도록 한 것이다.

노인의 날을 맞아 도시에서 무기력하게 사는 이들이 생각해 볼 만한 방안을 제안해 본다.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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