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

사람을 비롯해 동물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려 숨지는 경우가 1년에 40건 이상 발생해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을 맞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을철 야외활동 등을 통해 걸리는 쯔쯔가무시병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진드기로 인한 사망자가 최근 5년간 217명에 이른다. 더구나 이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SFTS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환자수가 앞선 연도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등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예전에 없던 신종 벌레들로 인한 피해 역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벌레는 이른바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다. 피부 접촉만으로도 불에 데인 듯한 통증과 상처를 남기는 이 벌레는 얼마전 청주에서 확인되는 등 올들어 전국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빠른 시간안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피부가 괴사할 수 있을 정도로 고약한데다가 집안에서의 발견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걱정거리는 본래 동남아시아 벌레로 갑자기 국내에서의 활동이 왕성해졌다는 점이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로의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등지에서 악명이 높은 이 벌레는 독성물질을 분비해 잡으려다가 자칫 피해를 키울 수 있어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이제 집안에 있는 벌레도 함부로 처리할 수 없는 현실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상기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기후변화가 확연해지면서 화상벌레는 시작에 불과할 지 모른다. 우리가 모르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벌레들이 속속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주지 주변 소독활동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한여름 모기, 파리 퇴치에 이어 봄, 가을에도 소독에 기대어 살아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가을철 야외활동에 가장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쯔쯔가무시보다도 더 위협적인 존재도 최근 우리 주변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처음으로 감염이 확인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그것으로 사망률이 무려 20%에 달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동남아 밀림에서 수천 명의 군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쯔쯔가무시의 사망률(0.001%)과는 비교 자체가 말이 안된다. 발생환자 등 지금까지의 피해자가 대부분이 농업이나 임업 종사자들이었지만 여가시간 증가에 따라 야외활동이 늘어날 수 있어 도시에 사는 일반인들에게도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벌레들의 기승은 일년 중 가장 날씨가 좋다는 가을철에도 야외활동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야외에 나가더라도 풀밭에 앉거나 눕지 말고, 옷 등을 풀밭에 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이미 건강상식이 됐다. 그럼에도 이들 환자 발생이 계속되고, 새로운 벌레들에 의한 위협이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강화된 교육과 안전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2년전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 독개미의 공포가 아직도 남아있을 정도로 벌레는 일상에서의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아직 초기지만 화상벌레의 출현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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