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의 언어들
소멸위기의 언어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10.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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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한봉선 음성맹동초등학교 교감

2019년은 UN이 정한 '세계 토착어의 해'이다. 인류를 다른 동물과 차별화 할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인 언어는 현재 약 6천700가지가 된다. 그런데 그 세계 언어의 40%이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다양한 부족문화가 현존하는 미국, 아프리카,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영어를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족수만큼 다양했던 토착 언어가 빠르게 사라졌다고 한다.

# 소멸위기에 있는 제주어

토착 언어의 소멸은 한국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중세 한국어와 비슷한 제주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 쓰던 어휘도 남아 있어 소중한 문화자산이지만 표준어교육으로 인해 현재는 노령인구만 드물게 사용하게 되었다. 2010년 제주도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0개 어휘 중 90%이상이 알고 있는 단어는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에 해당되는 단어 4개뿐이었다고 한다.

# 전문용어에서 사라지고 있는 우리 말

원주민의 토착 언어 대신 많은 사람들이 쓰는 주요언어를 사용하면서 점차 토착 언어가 사라진 것처럼 전문용어에서 우리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본래 자신의 언어가 없던 새로운 전문 용어나 의학 및 학술 용어 등을 쉽게 외국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계속되면 점차 외국어와 외래어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외래어와 외국어에 대한 일상에서의 의존도가 높아져 결국 토박이말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언어를 지켜온 과학기술, 문자와 활자

서아프리카 기니아에 살고 있던 배리 형제는 1989년 비록 나이는 10살, 14살이었지만 자신들이 쓰는 풀라니 말을 문자로 적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직접 글자를 만들었고 이들이 만든 문자는 플라니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심지어 주변나라에서도 이 글자를 배우기 시작해서 결국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에 포함되었다.

575년 전, 세종대왕은 우리말을 담을 수 있는 문자인 '한글'을 만들어 반포하였다. 훈민정음 서문에 나타나있는 한글창제의 이유를 다시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글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이만큼의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세계문자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독창적인 체계를 가진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는 한글이지만 그러한 독창적인 요소가 한글 기계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었다. 조선시대에는 활자의 개발을 통해 한글 기계화를 꾸준히 시도해왔고 이후 1914년 이원익을 시작으로 1929년 송기주, 1946년 김준성, 1949년 공병우로 이어지는 한글타자기 개발은 한글을 통한 정보 디지털화를 위한 초석이 되었다. 오랜 세월 각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통해 실패와 보완을 반복한 한글타자기는 1960년대부터는 보급이 많이 확산되어왔고 현재의 컴퓨터 키보드에 이르게 되었다.

# 자신의 말을 지켜가는 사람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최무영 교수는 1990년대 초부터 물리학 용어들을 토박이말로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토박이말로 과학용어를 만들면 직관적으로 뜻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머릿속에 개념을 더 정확히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과학용어를 토박이말로 바꾸면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미래세대인 학생들을 위해 학자를 비롯한 어른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토박이말로 된 과학용어, 의학용어를 만들어 정착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캐나다 원주민인 '테사 에릭슨'은 15살 어린 나이에 사라져가는 자신의 부족언어인 다켈 부족의 말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휴대전화 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호주의 메이틀랜드 루터교 학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이용해 학생들이 쉽게 나룽가 부족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우리 생물에게 우리말 이름을!

일제강점기 나비를 연구한 석주명 박사는 일본인들이 잘못 분류한 우리나라 나비들의 가짓수를 정리하고 순수 한글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조선 나비를 알리는 일로 민족의 자주적 가치를 부여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 중 한국어 이름이 없는 생물들이 무려 1만3천138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2017년부터 한국어 이름이 없는 생물들에게 한글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생물의 모양과 사는 곳, 발견된 곳, 맨 처음 발견한 사람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한국어 이름을 짓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2018년 한글날 '해양 생물에 우리말 이름 지어주기'라는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바다생물 12종의 우리말 이름을 정했다. 해양수산부는 계속해서 해양 생물의 한글이름 지어주기 사업을 진행해갈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동참한다면 그 또한 의미 있지 않을까!

한봉선 음성 맹동초등학교 교감
한봉선 음성 맹동초등학교 교감

▶NIE적용

현재 우리말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제주어나 사투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 중 한국어 이름이 지어진 생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신문을 통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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