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권재현 서울 성동구 축제위원회 위원장·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객원교수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본인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예술경영을 가르치며 주로 축제와 예술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특히 지난 9월부터 많은 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그중 이번 주말 서울에서 열리는 축제가 있다. '한양도성, 역사-자연-사람을 잇다'라는 제목의 제7회 한양도성문화제다.

그렇다. 한양도성은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문화유산이다. 또 근현대를 거치며 오늘날 우리 삶과 함께하는 서울의 자연이다. 그야말로 도심 속의 보물이다.

한양도성문화제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표프로그램은 '순성(巡城)'이다. 순성이란 조선시대 성곽을 거닐며 도성 안팎과 주변의 경치를 즐겼던 도성 사람들의 풍습으로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로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명예교수는 순성을 '성곽 순례'라고 아주 쉽고 짧게 정의하기도 했다.

이 순성을 서울KYC가 서울특별시와 함께 한양도성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더불어 한양도성 15개 지점에서 '웰컴 투 한양도성'이라는 주제로 서울성곽 곳곳에 인왕산 호랑이, 도성 수문장이 등장하여 미션순성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마치 테마파크가 될 서울성곽의 모습이 이채롭다.

우리의 한양도성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개발로 인해 멸실되거나 훼손된 구간이 곳곳에 있다. 다행히도 문화재청과 서울특별시가 계속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한양도성문화제에서는 한양도성 중 남산구간의 끊어진 도성을 빛으로 잇는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가 열린다고 한다.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떻게 연출되고 표현될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이 단절된 한양도성을 이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낙산공원 놀이마당에서 '600년 서울, 그곳'을 주제로 한양도성 역사토크쇼가 열린다. 토크콘서트에는 KBS '역사저널 그날'의 진행자인 최원정 아나운서가 직접 출연하여 역사학자, 건축가들과 함께 600여 년 도성 안팎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올해 축제의 주제처럼 역사와 자연, 사람을 잇는 것의 핵심은 '마음'일 것이다. 요즘 서울의 거리 곳곳이 집회 등으로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10월의 두 번째 주말, 복잡한 상념을 잠시 잊고 테마파크로 변신한 한양도성 나들이를 추천하고 싶다.

한양도성은 서울성곽의 사대문과 사소문이 성곽으로 연결된 문화재다. 이곳에서 열리는 한양도성문화제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추억과 낭만,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권재현 위원장
권재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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