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위로&소통연구소

누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유했던 것처럼 행복한 삶을 고민한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현대인에게 부, 명예, 권력, 건강, 장수 등은 행복한 삶의 조건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자리매김 되고 있다. 행복한 삶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생애에 걸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안간힘을 쓰며 산다. 행복의 조건들을 충족해도 지족하지 못하고 행복에 허기를 느끼며, 행복의 또 다른 조건을 찾아 기웃거린다.

사람은 언제 행복을 경험하게 될까. 물질이 풍요할 때일까 아니면 마음이 안락할 때일까. 행복의 조건하면 건강이 연상될 만큼 행복의 등식에서 건강의 몫은 절대적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몸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 행복한 삶은 건강한 마음이 주는 종합선물 세트라는 얘기다. 마음이 건강하면 행복을 만끽하며 마음 부자로 살기 쉬워진다. 건강한 마음이 삶의 고해(苦海)를 견디게 해주기 때문이다.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원동력은 자존감이다. 심리학자들은 자존감을 마음건강의 척도라고 말한다.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자아의 힘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고 마음의 주인으로 살게 해준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 조종당하거나 휘둘리지 않으며 유혹당하거나 현혹되지도 않는다. 세상풍파를 견디게 해주고, 살면서 겪게 되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맞닥뜨리게 해준다. 자존감이 높으면 마음 부자로 살기가 가능해진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심리적인 열등감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마음 부자로 살기가 어려워진다. 열등감은 학벌, 돈, 가문, 외모 등에 피해의식과 마음의 상처라는 가면을 쓰고 삶에 파고든다. 성장과정에서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 받게 된 마음의 상처가 무의식속에 열등감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쓸데없는 열등감을 갖고 사는 것은 자존감에 치명적이고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나에게도 극복하지 못한 열등감이 있다. 나는 체질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다. 말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민감해진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힘든 일 있느냐', '어디 아픈데 있느냐', '얼굴이 까칠해졌다'라는 인사치레의 말에도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옷을 살 때 가게 주인이 '사이즈는 얼마 입으세요?'라고 물어오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제일 작은 것으로 주세요'라고 답하는 반복적인 패턴을 보인다. 마른 몸에 대한 열등감에 빠져 나답게 사는 시간을 축내며 산다.

행복은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높일 때 삶에 머문다. 열등감의 극복은 자신의 못난 점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존감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높아진다. 나이와 자리에 부합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주눅이 들고 의기소침해져 당당한 삶을 살기가 어려워진다. 자존감은 말과 행동이 일치되는 정직한 삶으로도 높아진다. 사소한 거짓말이 무의식속에 쌓여 자신과 삶을 옭아매는 족쇄가 될 수 있다.

행복은 겉치레에 신경 쓰기보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만큼 온다. 특정한 음절, 단어, 문장을 반복하면 강력한 파동이 생겨 마음이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갖게 된다고 한다. '행복은 지금 내 마음에 있다'는 마음 챙김이 마음 부자로 살게 해준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위로&소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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