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55병상이 전부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각종 지표에서 충남의 출산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신생아 중환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천안서북소방서에 따르면 이달 초 천안시 신방동 A산부인과의원에서 임신 34주차 산모가 119 구급차 안에서 출산을 했다. 해당 산모는 충남대병원으로 이송 중이었다.

천안에는 순천향대병원, 단국대병원 등 대학병원이 있지만 해당 산모가 충남대병원으로 향한 건 이들 2개의 대학병원에서는 출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일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가까운 천안지역을 포기하고 대전을 선택한 이유의 배경에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있다. 조산의 경우 산모의 안전과 함께 신생아의 치료가 중요하지만 당시 천안지역 2개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1994년 18병상으로 시작된 단국대병원의 현재 신생아 중환자실의 규모는 25병상이다. 1985년 20병상으로 시작한 순천향대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은 현재 30병상으로 증가했다. 천안지역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이 1994년 기준 38병상에서 25년이 지난 2019년 현재 55병상으로 17병상 증가한 셈이다. 안타까운 건 이들 2개 대학병원이 확보하고 있는 게 충남지역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전부라는 점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의원에서 중환자실의 병상을 확인하고 의사와 의사의 협의로 이송을 하지만 갑작스러운 경우 중환자실이 확보되지 않아 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같은 이유로 충북과 대전에서 천안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응급 상황의 경우 중환자실 치료를 사실상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신생아 중환자실을 늘릴 수도 없는 게 지방의 현실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산부인과의 경우 24시간 365일 늘 대기해야 하는데 안 하려고 한다. 또 출산관련 사망률이 꽤 높아 의료사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전공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대학병원이 전공의를 더 뽑아 신생아 중환자실을 늘린 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남의 분만 산부인과는 총 33곳으로 9개 시군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6개 시군에서는 자신의 거주지역에서 분만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충남지역 산모 10명 중 4명은 타지역 원정출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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